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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강소아는 다소 어이가 없었다.

“엄마, 오늘 군형 씨 덕을 크게 봤어요... 하루 종일 먹지도 못해서...”

“기다리고 있어, 엄마가 잘 교육할게!”

“네?”

강소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소정애는 주방 문을 확 열고는 정색한 채 말했다.

“군형아! 접시 가져와!”

최군형이 깜짝 놀라 강소아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강소아도 어쩔 수 없었다.

소정애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군형아! 어서!”

최군형은 어쩔 수 없이 접시와 숟가락을 가지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소정애가 싱크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놔!”

최군형은 소정애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제 접시를 씻어. 하는 김에 냄비도 같이 씻고!”

최군형이 멍하니 소정애를 쳐다보았다. 이 며칠간 그는 확실히 별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 전에 강소아에게 밥을 해주려다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든 탓에 소정애가 이를 정리했었다.

그런데 지금 소정애는 뭘 하는 걸까?

최군형에게 집안일을 가르쳐주는 걸까?

최군형은 알 수가 없었다. 집안일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할 줄 몰랐다. 어릴 적부터 그에게 딸린 보모만 대여섯 명이었다. 강주에 와서도 그는 최연준의 별장에 살고 있었다.

낮에는 구성 그룹에서 트럭을 운전했지만, 밤에 별장에 돌아온다면 수많은 사람이 그의 시중을 들었다. 그러니 그가 어떻게 접시 씻는 법을 알겠는가?

“먼저 물을 받고, 세척제를 넣어... 맞아, 그렇게. 그 수세미로! 군형아, 물은 적게 틀어! 이것도 다 돈이야. 그래, 그렇게. 깨끗하게!”

소정애가 주방 문에 기댄 채 그를 지휘하고 있었다.

최군형은 기름진 것들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손은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물속에 담겨있었다. 물 위에는 세척제 거품도 떠다녔다. 그는 수세미를 가지고 죽을힘을 다해 접시를 박박 닦았다...

그의 몸과 얼굴에 물이 가득 튀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화가 곧 분출할 화산처럼 부글거렸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최군형은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소정애가 시키는 대로 힘겹게 설거지를 마쳤다. 소정애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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