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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이때 교수가 들어왔다. 교실은 금세 조용해졌다.

이번 수업은 설계 이론이었다. 강소아는 언제나 우등생이었다. 그녀의 과제도 종종 우수 과제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녀는 과제를 멍하니 쳐다보며 방금 최군형이 들어오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머리를 만져보았다. 아직도 최군형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강소아가 작게 웃었다.

‘그가 갈 때 뭐라고 했지? 점심을 갖다준다고?’

강소아가 멍하니 헤헤 웃었다.

‘그럴 리가 있나, 점심이면 가게에 손님이 많을 텐데, 아빠 엄마랑 같이 가게에 있겠지, 어떻게 점심을 갖다줄 수 있지? 밥할 줄은 알고? 그냥 해보는 말일 거야.’

그렇게 생각해도 기분은 좋았다

.......

어느새 점심이 되었다. 학생들은 모두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었다.

하수영이 강소아를 끌며 말했다.

“식당 갈래?”

그 말을 들은 구자영이 옆에서 비웃었다.

“너 정말 눈치 없다. 남편이 도시락을 싸준다잖아!”

“미친 X.”

구자영은 그 욕을 듣지 못한 채 한술 더 떴다.

“강소아, 벌써 12시인데, 네 남편은? 하하하, 그냥 말뿐인 거야?”

“구자영, 네 알 바 아니니까 꺼져! 너...”

하수영이 벌떡 일어나 구자영을 상대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문가에서 소리쳤다.

“여기 강소아가 누구야?”

강소아가 흠칫하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문가의 사람이 몸을 옆으로 비켰다. 정장을 입고 흰 장갑을 낀 남자들이 한 줄로 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사람마다 손에 정교하고 작은 상자를 들고 있었다. 상자 위에는 강주 최고의 호텔인 “베스트 레벨 호텔” 로고가 박혀있었다.

강소아는 깜짝 놀랐다.

베스트 레벨 호텔은 가장 번화가에 있었다. 그 호텔의 메뉴 하나만 해도 일반인의 월급과 비슷한 값이라 했다. 그 양도 엄청나게 적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많은 메뉴가...

강소아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지배인 차림의 사람이 강소아에게 공손하게 인사한 뒤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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