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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최군형이 입술을 깨물었다. 목이 말랐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일에 익숙했지만 거짓말에는 익숙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받아온 교육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머리를 짜내 인생의 첫 거짓말, 어쩌면 가장 큰 거짓말을 지어내고 있었다.

강소아가 의심 어린 눈길로 최군형을 쳐다보며 말했다.

“최군형 씨, 그 호텔의 밥 한 끼는 다른 사람 연봉이에요. 그러니까...”

“일을 하긴 했지만, 불법적인 건 아니에요.”

최군형이 강소아의 눈을 피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전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기에 보지 않은 것이지만, 지금은 찔리는 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소아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뭘 했는데요?”

최군형이 침묵을 지켰다. 어떤 일을 하면 짧은 시간 안에 큰돈을 벌 수 있을까...

그는 멀리 남양에 있는 아저씨를 떠올렸다. 지금은 잠정 은퇴했지만 남우주연상 수상자였다. 돈을 무더기로 버는 모습을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러니까... 배우가 가장 빠른 방법이겠지? 학력도 낮은 데다 전과자이고, 내세울 건 얼굴밖에 없으니...

최군형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최군형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애 첫 거짓말을 뱉어냈다.

“어, 그러니까... 연기했어요.”

“네?”

강소아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대답이었다. 그녀는 몇 초간 멍해 있다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거짓말 아니고요? 하, 당신이 연기를요? 당신을 쓸 팀이 있긴 해요?”

“네, 전에 기사 일을 할 때 틈틈이 남만에 갔었어요. 최근에도 계속 갔었고요. 전에 함께 일했던 감독님들과 아직도 연락해요!”

강소아는 팔짱을 끼고 최군형을 쳐다보았다. 강주 남만에는 확실히 커다란 드라마 세트장이 있었다. 종종 열몇 팀이 동시에 드라마를 찍곤 했다.

최군형은 잘생긴 외모를 지녔으니 꽤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강소아가 최군형을 아래 우로 훑어보며 말했다.

“엑스트라에요? 그거 돈 얼마 못 벌지 않아요?”

“아뇨, 대역이요. 위험한 장면을 대신 찍는 거 말이에요. 돈을 꽤 많이 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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