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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월세? 우리 결혼하는 거 아니었어요? 남편한테도 월세를 받아요?”

최군형이 강소아를 바라보며 눈썹을 까딱했다. 그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한 미소가 어렸다.

“아...”

강소아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한 듯 얼굴이 빨개져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최군형은 그녀를 더 놀리지 않고 한손으로 접이식 침대를 들어 한구석에 갖다 놓았다.

강소아를 지나칠 때, 최군형은 그녀의 달아오른 귀 끝과 얼굴의 솜털을 똑똑히 보았다. 그녀의 상큼한 향기가 코를 파고들었다. 최군형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발을 멈추고 그녀에게 말했다.

“침대... 고마워요.”

강소아는 고개를 들어 최군형과 눈을 마주쳤다. 그의 깊은 눈빛 속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속을 깊이 파고들었다.

강소아가 뭔가 생각난 듯 급히 말했다.

“아, 맞다, 얘기할 게 있어서 왔어요! 혼인신고 말인데요...”

최군형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안에 들어서 물을 한 모금 크게 마셨다. 강소아가 입술을 깨물고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최군형 씨... 제가 당신을 우리 집에 들인 건 더 이상 구자영과 엮이기 싫어서에요.구자영이 그랬잖아요. 혼인신고를 안 하면 또 올 거라고. 물론 그냥 해본 말일수도 있지만, 구자영 성격이라면 정말 올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혼인신고를 하자고요?”

“아뇨!”

강소아가 급히 부인했다. 최군형이 옅게 웃었다. 이윽고 강소아가 낮은 소리로 입을열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할 지 토론해 보자는 거죠. 며칠만 가게에 있어 줄 수 있어요? 구자영이 또 올까봐...”

최군형은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집 지켜주는 것처럼 가게도 지켜달라는 거였다.

최군형은 작게 웃고는 가방에서 깨끗한 옷을 꺼내 화장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물소리가 들렸다. 강소아는 밖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문 앞을 맴돌고 있었다.

‘정말 이상해! 몇 마디 더 하면 죽기라도 하는 거야?’

최군형은 방금 일을 승낙하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든 제 맘대로 하는 것 같았다.

강소아가 긴 숨을 내뱉었다. 이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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