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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비행기, 탑 클래스 좌석에 앉은 강시유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강시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코너미석과는 다른 럭셔리함, 이 모든 건 옆에 앉은 로젠 덕분이다.

노형원과 함께 출장을 떠날 때도 비행기를 타는 일은 많았지만 탑 클래스 좌석에 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노형원은 아직 회사가 자리를 잡지 않아 아낄 수 있는 건 전부 아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강시유도 그런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노형원의 회사도 성공할 것이라고, 그러면 부잣집 사모님들처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탑 클라서 좌석에 앉는 순간, 강시유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스쳤다.

왜 굳이 기다려야 하지? 이미 모든 걸 가진 남자도 있잖아?”

“시혁 씨, 이번 품감회에 함께 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으니 혹시라도 실수한 게 있다면 바로 지적해 주세요.”

강시유가 싱긋 미소 지었다.

“시유 씨는 아주 똑똑한 사람인 것 같아요.”

강시유를 훑어보던 로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배우는 속도가 꽤 빠르더구나.”

“그래요?”

강시유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더 달콤하게 웃어 보였다.

“시혁 씨한테서 더 많이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머리카락을 넘기는 강시유의 손가락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로젠이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대답했다.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럼...”

강시유가 뭔가 더 말하려는 그때, 인기척이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강시유의 눈이 커다래졌다.

한소은?! 쟤가 여긴 왜 온 거야!

한편 한소은과 조현아는 스튜어디스의 안내를 받아 탑 클래스 좌석 구역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비행기에 착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워낙 중요한 출장이라 회사 복지 차원에서 특별히 좌석을 탑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말이다.

그냥 단순히 기뻐하는 조현아와 달리 한소은은 의아한 마음이 더 컸다.

정말 단순히 차 대표가 내린 결정인 걸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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