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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순간, 강시유의 몸이 어색하게 굳었다. 반사적으로 로젠의 품을 벗어나려 했지만 귓가에 로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음에 들어요?”

어색한 한국어, 이국적인 얼굴, 화려한 호텔방, 로젠은 그녀와 다른 세계에 다른 사람이었다. 잔뜩 굳은 채 로젠의 품에 안긴 강시유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것들... 가지고 싶지 않아요?”

로젠이 다시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강시유는 방금 전보다 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 물론 가지고 싶죠!”

이것은 그녀가 꿈에 그리던 상류층의 삶이 바로 눈앞에 있다. 잘 사는 남자를 만나 평생 먹고 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런 삶이 보장된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인 그녀가 재벌 2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0에 가까웠다. 우정을 배신하면서까지 유혹한 노형원마저도 일개 스타트업 회사 대표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노형원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언젠가 노형원과 시원 웨이브가 성공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녀의 바람대로 시원 웨이브는 몇 년간 승승장구했고 업계에서 나름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비록 대외적으로 노형원은 여전히 한소은의 남자친구였지만 진작 그녀에게 넘어온 터라 노형원과의 결혼은 떼놓은 당상이라 생각했다. 모든 게 그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표절 사건부터 오일 제조법 위기까지 그녀가 쌓아온 모래성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금 동아줄이라고 생각했던 시원 웨이브는 제품 원료 하나 때문에 근본이 흔들릴 정도로 연약했다. 중소기업은 어디까지나 중소기업 대기업과는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바꿔줄 거라 믿었던 남자 노형원은 이러한 사태들을 해결함에 있어 비굴하게 한소은에게 부탁하는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았다.

이런 무능한 남자의 미래라...

상상하는 것 자체가 두려울 정도로 암울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강시유가 배운 게 하나 있었다. 나름 성공을 거두었다 생각했지만 진짜 상류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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