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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한소은은 조금 긴장되어 두 손을 몸의 양쪽에 늘어뜨리고 자신도 모르게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TV와 소설에서 다소나마 듣고 본 적이 있어서 그녀는 마음이 불안했다.

김서진은 야무지게도 그녀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감은 눈을 바라보며 "아직 준비가 안 됐으면 기다릴 수 있어"라고 말했다.

가볍게 떨고 있던 한소은은 김서진의 말을 듣고 눈을 번쩍 뜨더니 그의 눈에서 진심과 존중이 보였다.

이와 같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준다는 느낌에 가슴이 훈훈해지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김서진의 목에 팔을 둘렀다. “난 할 수 있어! 계속…"

한소은은 멍 해져 있었다.

그 익숙한 느낌에 그녀는 바로 생각났지만, 설마 이거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한 거 아닌가.

이미 늦었다.

한소은은 다리를 웅크리고, 옆에 있는 베개를 그냥 잡고 얼굴을 묻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그녀의 모습에 김서진도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활활 불타오르는 욕망에 찬물을 끼얹은 듯 순간 식어버렸다.

그는 몸을 일으켜 한숨 쉬고, 웃고 싶기도 하였다.

몇 초 동안 묵묵히 있다가 결국 허리를 굽혀 그녀를 다시 안았다.

"뭐, 뭐해?"

몸이 갑자기 가벼워지자 한소은은 순간 당황했다.

베개가 얼굴에서 떨어지자 그녀는 피할 수 없었고, 눈빛은 당황해서 놀란 사슴 같았다.

"걱정 마, 난 널 건드리지 않을 거야."

그는 안색이 변하지 않은 채 얘기를 다하고 샤워실로 들어가 그녀를 내려놓았다.

샤워기를 내려 수온을 조절한 뒤 그녀의 손에 건네주며 "밖에 나가서 기다릴게."

한참 멍하니 있다가 한소은은 정신을 차렸다.

수온이 딱 맞아서 미지근하게 몸에 끼얹으면 엄청 편했다. 김서진은 역시 배려심도 많고 사람 잘 챙겨주었다.

살벌하고 과감하기로 소문난, 장사판에서는 인간 염라대왕 같은 김서진이 사석에서 이런 모습일 줄 상상도 못했다.

복잡한 심정으로 샤워를 끝냈지만 난처한 문제가 생겼다. 생리대가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최근 '첫사랑' 때문에 정신이 없어 생리기간도 까먹은 것이다. 게다가 날짜를 계산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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