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임상언이 다시 일어서려고 할 때 김서진이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덥석 눌렀다.“아니, 지금은 들어갈 수 없어.”“왜?”임상언은 소리를 질렀다.“방금 막 안에서 나왔는데 우리 셋이 그렇게 샅샅이 뒤졌는데도 아무런 수확이 없었잖아. 지금 다시 들어간다고 반드시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김서진이 차분하게 말했다.“우리가 못 챙겨본 구석이 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꼼꼼히 살피지 않았거나. 그래서 이번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돼. 분명 비밀 통로 같은 것이 있을 거야. 그 안에 소은 씨가 있을 거고. 어쩌면 남윤이도 안에 있을지 누가 알아.”임상언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아들 생각에 미칠 것 같았다.전에 사장님을 따라다닐 때는 아들을 볼 수 없어도 가끔 영상통화로 목소리도 듣고 얼굴도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니 미칠 것만 같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희망 하나만으로 버티며 살고 있다.임상언은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진정해!”김서진은 임상언의 어깨를 누르면서 달랬다.“나는 들어가기 싫은 줄 알아? 가서 하나하나 뒤집으면서 찾고 싶어. 심지어 지게차로 이곳을 다 헤집더라도 그들을 찾아내고 싶다고. 그런데 그게 가능하겠어?”김서진은 목청을 높여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임상언은 정신을 차리고 조금 차분해지면서 김서진을 바라봤다.“지금은 감성적으로 접근할 때가 아니야. 충동할수록 실수만 많아질 거야. 그러면 상대방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거고. 우리를 걱정하는 사람은 더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될 거야.”김서진은 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까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그렇게 꼼꼼하게 찾아봤는데도 없었잖아.”그 한마디에 임상언은 조용해졌다.그렇다. 다른 사람이 수색했다면 믿지 못하겠지만 방금 그는 직접 꼼꼼히 책상, 책장까지 옮겨보며 샅샅이 뒤졌다. 하도 많이 가구를 건드려서 대사관 직원과 싸울 뻔했다.김서진은 이미 최대한 자제했지만 하마터면 화
두 사람은 일제히 그를 쳐다보았고 김서진은 몸을 뒤로 기대고 대사관 쪽을 바라보았다.“내 추측이 맞다면 프레드의 팔 부상은 소은이가 만든 것일 거야. 그러니깐 적어도 지금은 소은이가 안전하고 심지어 저항할 수도 있다는 걸 말하지.”“하지만 그들이 소은의 몸으로 실험하려면 소은이에게 아무런 상처도 낼 수 없다는 거야. 그래서 소은이가 프레드의 팔을 부러뜨려도 프레드는 복수를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면 우리에게 기회가 생길지도 몰라.”“그럼 우리는 지금 뭘 할 수 있어?”임상언은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말했다. 김서진의 위로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많은 말을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주도권을 잡지 못헸디. 대사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정정당당하게 한소은을 구해낼 수 없다. 그리고 임상언의 아들도 구해낼 수 없다.“일단 사람들에게 이곳을 지키게 하고 너는 가능한 모든 경로를 주시하고 있어. 혹시 소은이를 데리고 이동할까 봐. 그리고...”김지석은 머뭇거리며 말했다.“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이 일이 까다로운 이유는 상대방의 신분이 까다롭기 때문이다.만약 평범한 사업가 혹은 정치인이라면 대처할 방법이 있지만 상대방의 배경은 그들에게 꺼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결국 이것은 두 가족이나 두 회사 사이의 일이 아니다.“그들이 한 짓은 이미 국가의 마지노선을 건드렸어. 계쏙 내버려두면 온 세상이 위험에 처할 거야. 이런 실험은 반인륜적인 것이기에 우리가 증거를 찾아 대중에게 이 악행을 공개해야 해.”...프레드는 이들이 떠났다는 것을 확인한 후 부하들에게 몇 마디 더 당부하고 나서야 빠른 걸음으로 뒤쪽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사실 건물 뒤에는 낮은 집 몇 채가 있었는데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게다가 초목 사이에 숨겨져 있고 건설 도면에 그려지지 않아 발견하기 어려웠다.비록 건물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굉장히 호화하고 물건도 다 갖춰져 있었다.프레드는 앞으로 가서 지문을 누르고 보안카드를 찍고 나서야 들어갔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안방
“프레드, 내 곁에 있은 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일을 처리할 때 그렇게 방심하면 안되지.”여왕은 손을 들어 프레드의 뺨을 만지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프레드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여왕 폐하! 제가 소홀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처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면 절대 그들을 들여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정말 그 사람들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여왕은 프레드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웃으면서 말하는 것 같았지만, 프레드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여왕 폐하...”“지금 세계적으로 우리 Y 국에 대해 안 좋은 언론들이 나오고 있다는 걸 알잖아. 심지어 역병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었다는 소문도 있어.”여왕의 눈빛은 더 이상 맑지 않았고 위협적이고 압박감을 지니고 프레드를 바라보았다. 프레드는 등골이 오싹해지더니 금세 대답했다.“누가 그런 헛소리를 했어요. 제가 반드시 입을 다물게 할 테니 안심하세요. 이런 일은 제가 반드시 처리할 것입니다.”하지만 여왕은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 잠시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있지만 영원히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없어. 게다가 전 세계 사람들의 입을 다 다물게 할 수 있어?”“여왕 폐하...”“성급하게 아니라고 하지 말고 사람을 급하게 죽이려고 하지도 마세요. 살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아.”여왕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카리스마가 넘쳤다.“자, 실험실에 대해서 한번 말해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여왕은 손가락으로 프레드의 턱을 살짝 치켜들며 그의 눈을 마주 보며 물었다.“실험실...”프레드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여왕을 바라봤다. 여왕은 십 년 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았다.“실험실은...”그리더니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털썩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여왕 폐하, 폐하 몰래 몇 가지 일을 한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폐하를 위해서 한 일이고 나를 위해 한 것입니다. 절대 제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몇 마디만 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오늘은 전혀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여왕은 이 문제를 계속 추궁하고 있다.고심 끝에 프레드는 무릎을 꿇고 몸을 곧추세우며 말했다.“좋아요. 더 이상 숨길 수 없고 지금 단계에 이르렀으니 여왕 폐하께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이 실험실은 처음에는 작은 작업실에 불과했어요. 폐하도 아시다시피 처음에는 여왕 폐하를 위해 R10 실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R10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앞에 여러 차례 실험이 있었고 R10까지 했다는 뜻이고요.”그러자 여왕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그러니깐 앞에 9번 더 있었단 말이야?”“네.”프레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여왕은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물었다.“그럼 전에는 9번 그 다음에는 없었어?”어떻게 대답할지 살짝 머뭇거리다가 프레드는 입을 열었다.“있었습니다.”여왕이 오늘 이렇게 질문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가 이미 많은 정보를 파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큼 알고 있는지 프레드는 확신이 가지 않았지만, 여왕 곁에서 30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여왕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지금 사람들이 보기에 여왕 폐하는 자비롭고 상냥하며 친절한 사람이지만 오직 프레드만 그녀의 매서운 면과 적을 대할 때의 무자비한 면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감히 함부로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몇 번?”“10번 정도 있었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해서 포함해 넣지 않았어요.”프레드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이 모든 실험이 나를 위해서 한 거라고요?”여왕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고 기쁨도 분노도 알 수 없었다.프레드는 등을 꼿꼿이 세우고 말했다.“아닙니다.”“그럼?”“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모두 여왕 폐하를 위한 건 아닙니다. 더 많은 것은 우리나라를 위한 것입니다.”프레드는 태연하고 당당한 눈빛으로 여왕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남아시아의 역병도 우리 실험실에서 전파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 알아요.”프레드는 중얼거리면서 대답했다.“안다고?”여왕의 목소리는 갑자기 변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알고 있다는 사람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아직도 그런 짓을 해? 알고 있다는 사람이 지금까지 나에게 말해 주지도 않았어? 내가 의도치 않게 알지 못했다면 도대체 언제까지 나를 속이고 싶은 거야? 프레드, 도대체 뭐 하는 거지? 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냐고?”여왕은 말하면서 약간 울컥했다.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고 정말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그 역병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재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인위적이라고 의심했고 심지어 여왕도 그렇게 의심한 적이 있지만 자기 나라와 자기 주변 사람을 의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그 역병은 전 인류에게 있어서 재난이었다.비록 이미 소멸되고 인류가 승리한 것 같지만 그 역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또 현재 많은 사람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 역병으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이 부지기수였다.사실 당시 여왕도 자신이 역병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자기 몸이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근원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은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여왕 폐하, 절 믿어 주세요. 저도 마찬가지로 너무 슬프고 마음이 괴로웠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이런 실험은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존재하고 희생이 필요해요. 이 모든 게 폐하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그는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큰일에 성공하려면 꼭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한 법이에요. 폐하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들 수만 있다면 이런 희생도 안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여왕은 놀란 눈빛으로 프레드를 바라보았다. 마치 몇 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도 눈앞의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깜짝 놀랐다. “프레드,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 그들은 전부 내 백성이고,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서로 피를 나눈 사람이야. 내가 계속 살고 싶어서
밖에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자신의 호위병이었다.“여왕 폐하께서 피곤하시다 하니 푹 쉬어야 할 것 같아. 빨리 여왕 폐하를 방으로 모셔.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프레드가 큰 소리로 명령했다.그 말을 들은 여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디서 감히! 아무도 날 건드리지 못해!”여왕은 호통을 쳤다.그러나 프레드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여왕 폐하께서는 나이가 드셔서 이미 환각이 보이나 봐. 여왕 폐하의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 폐하의 건강이 우선이야.”프레드는 호위병에게 이렇게 말하며 여왕 폐하를 방으로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프레드, 프레드. 미쳤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난 여왕이야. 프레드!”여왕은 여태까지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큰 소리로 말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프레드를 보자 여왕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멈춰! 전부 다 멈춰. 반란을 일으키려는 거야? 프레드와 함께 반란을 일으키려는 가내고!”“반란을 일으키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멀어져 가는 뒷모습과 점점 작게 들리는 소리에 프레드는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다만 우리 여왕 폐하께서 나이가 너무 있으셔서 이 나라를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았을 뿐이죠. 나이가 들면 마땅히 늙음을 인정해야 하죠.”프레드는 예전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금 그의 눈빛은 오만하기 짝이 없고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얼굴에 자신감이 넘쳤다....여왕의 방문이 열리고 이어서 그녀는 휠체어에 앉아 방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휠체어가 멈추고 호위병은 손을 떼고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너희들도 날 배신했단 말이냐?”여왕은 갑자기 입을 열자 호위병들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밖으로 나갔다.방문이 닫히자 여왕는 마치 우리 안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의 컵을 집어 들고 문을 향해 세게 던졌다.‘쨍그랑!’컵이 문에 부딪히자 바닥에 떨어지면서
한소은의 자조적인 말에 여왕은 화가 좀 가라앉았다. 아니면 무슨 다른 생각이 났는지 여왕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안색만 어두워졌다.“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사실 폐하께서 생각하시지 못한 게 아니라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한소은은 단 한마디로 여왕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프레드는 폐하 곁에 오랫동안 있었고 폐하께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죠. 그러니 폐하께서도 주변 사람이 폐하를 배신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분노뿐만 아니라 실망과 슬픔도 동반했다.마치 임상언이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상언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의 배신 때문에 실망감에 빠져 있었다.여왕 같은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여왕처럼 권세가 높은 사람이 가장 걱정하는 게 바로 주변 사람들의 배신이었다. 신뢰를 주고 배신을 당하면 그 신뢰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여왕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프레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안 돼요. 요 몇 년 동안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많은 일들은 이미 프레드의 의견을 듣고 있었어요. 대부분의 일도 그에게 맡겼는데. 전혀 저를 배신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사람의 야심은 헤아릴 수도 없고 사람의 욕심 또한 끝이 없는 법이죠.”한소은은 차분한 눈빛으로 여왕을 바라보았고 당황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해 보였다.“두렵지 않아요?”여왕은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도 무엇을 직면하게 될 것을 잘 알고 있잖아요.”“전 이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뭐가 어때서요? 두려움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아주 열심히 두려워하고 있겠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죠.”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책 밑부분을 꼬며 천천히 말했다.“사실 지금 폐하께서 저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을 거예요.”여왕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큰 소리로 웃었다.“제가요? 제가 뭐가 두려워요. 전 여왕이라고요!”“하지
“폐하께서는 제가 도망갈 곳이 없어서 마지막 실험을 앞두고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시고 있겠죠. 하지만 폐하께서는 호위병과 신하들이 지금 폐하를 구해낼 방법을 생각하고 있으니 반드시 살아서 나갈 수 있는 희망이 보이겠죠?”여왕은 대답이 없었지만 여왕의 표정은 바로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여왕은 한소은이 이곳에서 탈출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H국 사람들이 이미 두 번이나 왔지만 한소은을 찾지 못했다. 그러니 그녀가 이곳에서 탈출할 방법은 더더욱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했다.지금 프레드는 자기와 사이가 틀어졌지만 그가 실험은 여왕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여왕이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거나 연락이 두절되면 국내의 신하들도 조급해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누군가가 여왕을 구하러 올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여왕은 오히려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여왕 폐하, 너무 순진하십니다.”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여왕을 바라보며 말했다.“폐하께서는 프레드가 감히 폐하를 이곳으로 감금한 행동을 보고 단지 프레드 혼자만 폐하를 배신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당신 뜻은...”“프레드는 오랫동안 폐하의 곁에 있었는데 폐하는 정말 프레드를 잘 알고 있지 못했죠. 폐하 곁의 사람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미 프레드에게 매수되었는지 알고 계세요?”“...”“여왕 폐하, 만약 우리 둘 중 한 명이 아직 나갈 기회가 있다면 그건 반드시 저일 겁니다. 프레드가 감히 지금 폐하와 사이가 틀어져서 이 지경까지 왔으니 반드시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짓을 계속하여서 해 나아갈 겁니다. 프레드는 이미 돌아설 기회가 없어요.”여왕은 그 말을 듣고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여왕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한소은의 말이 맞았다.프레드가 지금 이 지경까지 왔으니 전혀 되돌릴 수 없었다. 만약 여왕이 탈출에 성공한다면 프레드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다.“그래서 내가 이곳에 갇히니 우습게 보이는 거예요?”여왕은 얼굴을 한쪽으로 돌리고 한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