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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노형원은 걱정 어린 얼굴을 점차 내려놓고 음흉해진 눈빛으로 눈앞의 한소은을 노려보며 음침하게 말했다.

“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나는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만 원할 뿐이야.”

그녀의 요구는 매우 간단했다.

그녀는 욕심을 부리지 않지만, 그녀의 것이어야 할 것은 더 이상 남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하하......”

노형원은 목에 두른 넥타이를 잡아당겼고, 답답했는지 단추를 하나 더 풀었으며 두 손을 허리에 꽂고 그녀를 흘겨보았다.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게 뭔데? 요 몇 년 동안 네가 먹고 쓰고 살았던 것 중에 내 돈을 쓰지 않은 게 뭐가 있어? 네 방세조차도 내가 낸 거야! 그런데 마땅히 받아야 할 것?"

한소은은 눈앞의 낯선 얼굴을 보자 갑자기 우스워졌다.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릴 수 있다니, 심지어 이렇게 당당하다니, 정말 기가 찼다.

그녀가 화가 난 것은 노형원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몇 년 동안 도대체 눈이 어디까지 멀어서 왜 이런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에게 전념했던 건지.

왜 애초부터 그의 진면목을 간파하지 못했을까?

노형원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가 스스로 잘못을 깨달은 줄 알고 계속 말을 꺼냈다.

"향수 몇 개 만들었다고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마. 향료는 누가 제공해? 또 실험실은 누가 빌렸고? 내가 이런 것들을 지원해 주지 않았으면 넌 뭘 할 수 있는데?”

한소은은 천천히 눈을 들어 입술을 움직였다.

"그러니까, 시원 웨이브의 이전의 향수 대부분을 내가 개발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렇다면 뭐! 회사의 운영과 투자 시장, 홍보가 없는데 그렇게 쉽게 팔릴 줄 아는 거야?”

그가 거드름을 피우며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언뜻 듣고 있으면, 그의 말이 정말 일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한소은은 그의 말속 여러 가지 허점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고 담담히 웃기만했다.

"인정하면 됐어.”

"말이 여기까지 나왔는데 우리가 뭘 더 논쟁을 하겠어, 의미 없는 싸움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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