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야, 이게 지금 무슨 말이니? 네가 결혼을 했다고? 엄마 아빠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지금까지 너한테 남자가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었는데 갑자기 뭐?“신수아의 아빠, 신성만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언니, 밖에서 작은 회사 하나 차리더니 눈에 뵈는 게 없어? 그래서 결혼 같은 중대한 사항을 가족들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혼자 결정하는 거야? 할머니에 대한 예의는 밥 말아 먹었어?“신아름도 얼른 거들며 신수아를 비난했다."임서우... 라고 했나?"신주옥이 화를 꾹 참고는 억지로 웃어 보이며 물었다."그래, 우리 수아 맘에 들었다면 보통 사람은 아니겠지. 자네는 어떤 집안의 자제분이신가?""대단한 집안은 아니에요. 저희 마누라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옆에서 보필하고 있죠."임서우가 사실 그대로 또박또박 말을 했다.신수아는 신씨 가문 통틀어 제일 예쁘게 생겼다. 하여 신주옥은 항상 그녀를 다른 가문과 결탁할 수 있는 도구로 점찍어 뒀었다. 즉 정략결혼으로 신수아를 내세워 자기 가문을 더 강대하게 만들려는 심산이었다.하지만 신수아는 그런 신주옥의 제안을 항상 거절해왔었고 그로 인해 신수아네 집안이 신씨 가문에서 꽤 냉대를 받고 있었다.그런데 그런 신수아가 오늘 신씨 가문 큰 행사에 한 남자를 데려왔고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어떤 집안인지 먼저 알고 싶었던 신주옥이 예의를 갖춰 물었는데 일개 회사 직원이라고 한다. 그것도 신수아 회사의 직원. 신주옥이 뒷 목을 잡고 쓰러지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신수아, 미친 거지? 자기 회사 직원이랑 결혼을 해? 과일 바구니 달랑 하나 들고 할머니 칠순 잔치에 온 걸 보면 답 나오네. 거지새끼랑 결혼한 주제에 어딜 뻔뻔하게 신씨 가문 문턱을 넘어?!"일개 회사 직원이라는 사실을 듣자 신아름이 코웃음을 치며 비난했다."신씨 가문 아가씨가 재벌 집 남자하고 결혼해 신씨 가문에 보탬이 될 생각을 해야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거지새끼랑 결혼한 거야
"아빠, 지금 아빠 사위를 저런 어디서 굴러먹다 온 지도 모르는 놈이랑 비교하는 거야?"신아름이 신수아와 임서우를 쳐다보더니 기분이 나쁘다며 신성인한테 말을 했다."그래, 말 한번 잘했다. 우리 허서방은 귀한 집 출신에 지금 젊은이 중에서 단연 최고봉인데 어딜 저런 거하고 비교를 해? 자기 주제도 모르고 여기가 어디라고, 쯧쯧.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우리 가문에 접근했는지 모르겠지만, 저걸 저대로 뒀다가 우리 신씨 가문이 무너질까 봐 걱정이구나!"신주옥은 허준호를 칭찬하며 동시에 임서우를 깎아내렸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허준호가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세요, 할머니. 아직 세상 돌아가는 거 모르고 뻔뻔하게 날뛰는 인간들이 있어요. 이렇게 된 거, 그냥 집에 개 한 마리 들였다고 생각하죠, 뭐. 개 한 마리 정도는 키울 수 있잖아요."신수아가 임서우를 데리고 들어올 때부터 허준호는 그를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 제일가는 미녀의 옆자리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거에 화가 났다. 허준호가 보기에 신수아는 완벽했다. 행동거지며 말하는 거며 자신의 약혼녀인 신아름보다 몇 배는 더 나았다.그리고 애초에 허준호는 신수아한테 접근하려고 신아름의 옆을 맴돌던 것이었다. 그러다 신수아한테 몇 번이나 대차게 까이고는 하는 수 없이 신아름하고 약혼을 하게 된 것이다."자기 말이 맞아. 그냥 집에 개 한 마리 들였다고 생각하지 뭐. 한 마리 더 늘어난다고 해서 다를 게 있겠어? 하하하"신아름이 얼른 동조하며 불 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었다....임서우가 비난 속에서도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그를 더 한심하게 쳐다 본 사람들이 또다시 그를 타깃 삼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신수아는 그가 자신의 가문 사람들 때문에 욕을 듣게 되자 더는 못 참고 한마디 하려고 했다. 그때 임서우가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입을 열었다."이렇게까지 좋아할 일인가요? 고작 남한그룹하고 계약 좀 했다고? 그까짓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임서우가 한 마디 던지자 주위가 삽시에 조용해
신주옥의 호통에 신수아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할머니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데 아직도 뻔뻔하게 여기 있을 거니?""그러게 말이야. 사람이 뻔뻔하기 그지없어. 신씨 가문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인 줄 알아?""어쩌다 저렇게 둘이 엮이게 됐는지. 신수아, 너 혹시 저 인간 애라도 밴 거 아니야?!""신수아,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저놈 데리고 썩 나가!"...모든 사람이 이 두 사람한테 악담을 퍼부으며 상처를 줬다. 신수아 아버지인 신성만과 어머니인 양혜영은 구석에 앉아 자기 딸을 필사적으로 외면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신수아가 오늘 임서우를 데리고 온 건 신씨 가문 사람들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신씨 가문 사람들은 사람을 바로 앞에 두고 악담을 퍼붓었는데 심지어 그녀가 말 못할 사정으로 마지못해 임서우랑 결혼한 게 아닌지 추측하는 사람도 있었다. 임서우한테 너무 미안했다.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폭언에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임서우는 더는 못 견디겠는지 신수아의 손을 잡고는 집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신수아의 손목을 잡으려고 하다 그만 실수로 식탁 옆에 놓인 불상을 건드렸다. 그러자 불상이 흔들흔들하더니 다행히 떨어지지는 않았다.할머니한테 드린 선물이 떨어질뻔할 걸 본 신아름이 임서우를 향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이 거지새끼가, 이게 얼마짜린데! 너 때문에 깨질 뻔했잖아! 죽고 싶어?"신아름은 소리를 지르며 자기 앞에 놓인 그릇을 임서우한테 던졌다. 뒤에서 바람이 조금 흔들리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돌리고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내다 꽂았다.‘쨍그랑!’날아온 그릇은 다행히 임서우의 주먹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지만, 그릇 위에 담겨있던 음식물들이 그대로 임서우의 셔츠를 더럽혔다. 임서우는 음식물을 뒤집어쓰고는 상당히 어이없어 했다. 자신이 부주의했던 건 사실이나 불상이 깨진 것은 아니기에 이까짓 일로 그릇까지 날아올 줄은 몰랐다.‘나를 대체 어떻게 봤길래 이러지?'이 집 문에 들어서서
그 사실이 신아름의 마음을 병들게 했고, 2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면서부터 신아름은 노력에 노력을 더해 드디어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것이다."임서우는 내 남편이야. 불상을 건드리게 된 건 실수였고 그렇게 아끼는 불상도 지금 버젓이 식탁 위에 잘 놓여있어. 그리고 만에 하나 이 사람이 진짜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너 따위가 나서서 이렇다 저렇다 훈계할 자격은 없어. 너나 주제 파악 좀 하지 그래?"신수아가 똑 부러지게 말을 했다. 임서우는 조금은 놀란 듯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울고만 있던 여자가 자신을 위해 나서준 것이었다. 살짝 감동되었다."하하, 그래 훈계를 해도 개 주인인 언니가 해야 맞지. 그런데 말이야, 그 주인이 이 가문에서 그럴만한 자격은 되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어? 신씨 가문에 보탬도 안 되는 게 무슨 주인이야?"신아름은 남한그룹과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어깨가 한껏 올라가 있었다."너...!“신수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됐어, 그만 들 해. 아름이도 얼마나 속상했으면 화를 냈겠니. 그리고 둘이 외부인 하나 때문에 이렇게 얼굴까지 붉혀서야 되겠어? 얼른 다시 앉아 식사들 해!"신주옥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신수아는 신아름한테 관대한 할머니를 보며 다시 눈물이 차올라서는 말했다."할머니, 속상하다고 어떻게 저런 말까지 할 수가 있어요? 됐어요. 저희는 식사할 기분이 아니라서 먼저 가볼게요."말을 마친 신수아가 임서우의 손을 잡고 다시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그때 신아름이 다급히 신수아를 다시 불러 세웠다."언니 잠깐만, 아직 할 말 남았어.""뭔데? 빨리 말해."신수아가 짜증을 냈다."이번 달 30일에 나, 이 사람이랑 결혼하거든. 우리 신씨 가문 결혼식이 좀 많이 화려하고 성대하잖아. 우리 가문한테 가족으로 인정받는 순간이니까. 그래서 어디에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모를 남자를 데려오면 뒤에서 엄청 말을 듣게 될 거야."
잠깐의 정적이 지나자 사람들이 이내 폭소를 터트리기 시작했다."이봐, 자네 아무리 질투가 난다지만 이런 헛소리를 해? 신아름이랑 같은 날에 결혼하겠다고?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네.""서울시 전체를 뒤흔들만한 결혼식이라니, 말만 잘하네. 농담도 분위기 봐가면서 던져야 하는 거야. 대체 신수아는 이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저 해진 옷 좀 봐. 저런 옷이나 입는 주제에 아름이보다 더 화려한 결혼식을 할 거라고?""수아야, 난 이제 네가 좀 걱정이 돼. 아직 늦지 않았어. 얼른 저놈이랑 이혼해. 너 좋다는 사람 널렸어. 그중에서 눈 감고 골라도 저거 본단 낫겠다, 얘."...신수아는 사람들의 조롱을 듣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당장이라도 임서우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임서우, 어쪄려고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거야?""이렇게 허언이나 늘어놓는 사람이었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왜 하는 거야 대체? 그렇게 나를 우습게 만들고 싶어?"신수아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허무맹랑한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게 화를 냈다. 그러자 임서우가 진지한 눈빛으로 신수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나 지금 헛소리하는 거 아니야.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아까 말한 대로 그날 당신을 서울에서 제일 행복한 신부로 만들어 줄게."임서우의 진지한 얼굴을 본 그녀는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느꼈다."그래, 당신이 한 말 믿어볼게."확신은 없었지만, 그의 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가 정말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좋아, 그럼 이러는 건 어때요? 결혼식 당일 나랑 언니랑 집에서 기다릴 테니까, 우리 자기랑 그쪽이 데리러 오는 거예요. 그때가 되면 누가 더 화려하게 신부를 모시고 식장까지 가는지 다 알게 되지 않겠어요?"신아름이 눈을 반짝이며 임서우한테 제안을 했다."그럽시다. 결혼식 당일 우리 와이프 아주 화려하게 모시러 갈 테니 기대하세요."임서우가 제안을 수락했다."그럼 약속한 거예요. 혹시 몰라
이런 신주옥의 말에 자리에 있는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신수아를 신씨 가문에서 파문하겠다고 선포했으니 말이다. 현재 신수아가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는 하나 신씨 가문이라는 뒷배가 없는 한 그 회사는 금방 사라지게 될 것이다.신수아도 한참을 자리에 서서 황당해하고 있었다. 근 몇 년을 자기 사업 때문에 바빴다고는 하나 신씨 가문을 위해서 나선 자리도 많았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할머니가 신랑감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 하나로 신씨 가문에서 쫓아냈으니, 신수아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할머니야말로 후회하지 마십시오. 이후 저와 신수아한테서는 어떤 도움도 바라질 않길 바랍니다."임서우가 담담히 받아쳤다."우리 신씨 가문이 너희한테 도움을 청한다고? 꿈도 야무지구먼!"신주옥이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신주옥이 신수아의 지분을 회수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신수아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신씨 가문의 돈으로 결혼식을 할까 봐서였다. 그래서 신수아를 신씨 가문에서 파문시킴으로써 첫째로는 신씨 가문의 재산을 보호할 수가 있게 됐고 둘째로는 신수아의 자금줄을 끊을 수가 있게 된 것이었다."이봐요, 임서우 씨. 미친 거예요? 우리가 당신한테 도움을 청한다고?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당신 같은 인간한테 부탁이라는 걸 하는데?"옆에서 가만히 있던 신지한이 어이가 없다는 듯 쏘아붙였다."헛소리하는 거에 맛 들였나 보지? 그쪽 같은 인간한테 우리가 부탁할 일이 뭐가 있죠? 우리가 당신을 회사 청소부로 고용해도 당신은 감지덕지해야 하는 거야, 알아? 얼른 꺼져!"신아름이 거들며 말했다. 신지한과 신아름은 할머니가 신수아를 파문한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 이렇게 되면 신씨 가문은 그들 것이 될 테니까.그들은 사실 일전부터 신수아가 집에서 파문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런 뜻밖의 기분 좋은 소식을 듣게 되어 날아갈 듯이 기뻤다."수아야, 우리 그만 가자."임서우는 더는 이 사람들을 상대로 대꾸도 하기 싫었는지라 아직도 황당해
제14화 신임대표다음 날 아침, 쇼킹한 뉴스가 서울시 전체를 뒤덮었다. 어젯밤 어느 이름 모를 부호가 56조라는 가격에 남한그룹을 인수해 버린 것이었다.남한그룹 대표는 저녁 내내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대표 자리를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는 새로운 유능한 젊은 대표가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소식은 금세 퍼졌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길거리에서 아침을 먹는 아저씨들도 그 주제로 토론하기 바빴다. 서울시 여러 가문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대표가 누군지 추측을 했다.임서우는 신수아의 별장에서 일어나서는 김서윤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김서윤은 일을 잘 처리해준 덕분에 임서우는 지금 당장에라도 남한그룹의 대표로 취임할 수 있었다. 임서우는 그 소식을 받고 느긋하게 몸을 움직이며 곧 일어날 신수아를 위해 정성스럽게 아침을 차리고 있었다.신수아는 어제 많이 힘들었는지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잠에서 깼다."나 이따 웨딩플래너 만나러 갈 건데 같이 갈 거지?"신수아는 임서우가 해준 아침을 먹으며 그에게 물었다."내가 준비할게. 말했잖아 내가 책임지고 당신을 최고로 행복한 신부로 만들겠다고.”임서우가 대답했다."아직도 그 소리야? 결혼식 며칠 안 남았어. 그러니까 이제는 그런 소리 좀 그만해."신수아가 진저리를 치며 말했다."당신은 오늘 그냥 집에서 좀 쉬든가 해. 결혼식은 진짜 걱정 안 해도 되니까. 그리고 나 오늘 회사 안 나가. 그럼, 난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임서우는 그 말을 끝으로 신수아 이마에 뽀뽀를 하더니 집을 나갔다. 임서우는 노란색 오토바이를 끌고 남한그룹 본사 앞에 도착했다. 막 도착한 그의 뒤로 아우디 한 대가 도착하더니 신아름과 허준호가 차에서 내렸다."임서우 씨? 당신이 여긴 무슨 일이죠?"신아름이 임서우를 발견하고는 궁금해서 물었다. 임서우는 신아름과는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듯 무시하고는 자기 갈 길을 갔다."아, 알겠다. 남한그룹에 취직하려고 왔죠? 근
임서우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잘재잘 잘도 떠드는 둘을 보며 물었다."두 사람은 여기 무슨 일이시죠?"신수아와의 결혼식은 김서윤한테 맡겼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임서우가 남한그룹 대표가 된 이상, 이 두 사람이 대체 무슨 일로 여길 방문한 건지 궁금했다."당연한 걸 뭘 물어요? 당연히 더 큰 계약 따내려고 왔죠! 오늘 남한그룹이 새로운 대표로 바뀌었다는데 당연히 우리 신씨 가문과 돈독해질 수 있게 인사라도 드려야죠.""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주자면, 우리 자기 삼촌이 남한그룹에서 프로젝트 총책을 맡고 있거든요. 그래서 남한그룹이 누구와 계약을 할지는 삼촌이 결정한다는 거죠.""그렇군요."임서우의 마음속에 처리해야 할 사람이 금방 생긴 듯했다."당신 같은 사람이 뭘 알겠어요. 오늘 여기 일자리 구하러 온 거죠? 당신은 아마 화장실 청소부로도 자격 미달일 거에요. 여기가 무슨 동네 마트인 줄 아나. 누구나 다 받아 주게?"임서우는 더는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천천히 남한그룹 본사 안으로 향했다. 때가 되면 그들이 어떤 얼굴로 자신을 보게 될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임서우였다."혹시 일자리 얻고 싶으면 저한테 무릎이라도 꿇어 보시던가요. 수아 씨 얼굴을 봐서 삼촌한테 화장실 청소부 자리 정도는 제가 말해줄게요."허준호는 어제는 신주옥의 칠순 자리였던지라 어느 정도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얌전한 가면을 벗어던지고는 신랄하게 그를 비웃었다."그래 맞아. 삼촌한테 얘기하면 화장실 청소부 자리는 드릴게요. 얼른 무릎 꿇고 빌어보세요."신아름도 거들었다."만약 여기서 머리를 숙여 다섯 번 인사하게 되면 삼촌한테 경비원 자리를 드리라고 할게요. 경비실에서 모니터나 보며 지내는 것도 괜찮잖아요."허준호는 이 기회에 그를 마음껏 비웃어 그가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면 그걸 인스타나 틱톡 같은 곳에 올릴 생각이었다."내 생각에는 그쪽 삼촌이 오늘부로 그만두게 될 것 같은데요?“임서우는 그들한테 한 마디를 남기고는 다시 빌딩 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