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는 약간 떨면서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네, 이번에 실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흥, 보험이라 생각하고, 제11전투팀을 데리고 가.”“감사합니다.”마이크는 조금 흥분한 기색을 보였다. 제11전투팀은 그냥 평범한 전투팀이 아니다.브루트 경이 장악한 세력 중 가장 강력한 11개 전력 중의 한 팀이고, 순번이 앞일수록 그만큼 실력이 더 강하다.제11전투팀은 이들 중 제일 마지막 순번이지만 이미 많은 작전을 수행해왔고, 만군 중 참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특전사로 비교하면 제11전투팀은 특전사 중 최고이고, 최정상의 존재이다.“그래, 빨리 실행해.”톰은 차갑게 말했다.“예!”마이크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나갔다. 그리고 자기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톰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톰슨, 너 운 좋은 줄 알아, 보스가 동의했어, 정중천의 아들과 널 바꾸겠대, 우리 아마 내일 오후에 도착할 거야, 시간은 내일 저녁 8시로 하고 장소는 걔네한테 정하라고 해.”“마이크 정말 고마워, 돌아가서 내가 크게 쏠게!”톰슨은 너무 고마워서 울음이 나올 것 같았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장소를 정해놓고 바로 알려줘.”“알았어, 바로 너한테 알릴게.”톰슨은 전화를 끊고 웃으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동의했어, 시간은 내일 저녁 8시로 하고, 어디에서 만날지는 너희들이 정해, 장소가 잡히면 내가 알릴게.”“알았어요, 여기 가만히 있으세요.”이강현은 진효영과 우지민에게 손짓하고 뒤돌아 나갔다.이강현을 따라 다들 나오자 정중천 부하가 대문을 다시 닫았다.이때 정중천이 헐떡거리며 달려왔다.이강현을 보자마자 입술을 꿈틀거리며 물어보고 싶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왜 왔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드님 일은 해결되었습니다. 내일 저녁 8시에 당신 아들과 톰슨을 교환하기로 했어요. 장소는 그쪽이 정하고 톰슨한테 알려주면 톰슨이 전달할 거예요.”“고맙습니다, 제 못난 아들이 심려를 끼쳐 드렸군요.”“아니에요, 아드님도 봉변을
돌아가는 길에 우지민은 차를 몰면서 신이 나서 말했다.“사부님, 방금 은행 입금 문자 받았는데 6000억이에요! 제 능력으로 이 많은 돈을 번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우지민은 부잣집 아들로 몇 천 억의 투자를 맡은 적은 있지만 그건 집에서 그를 단련하기 위해 내세운 것에 불과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마스코트 역할이고 일은 아랫사람들이 다 해서 기본적으로 우지민은 그냥 마지막 사인만 한 셈이다.예전에 우지민이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 수익은 기껏해야 몇 억뿐이라서 이번에 단숨에 5000억이 넘는 순익을 남겼는데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진효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하게 말했다.“그게 네 능력으로 번 돈이야? 이강현 오빠가 없었더라면 넌 한 푼도 가질 수 없었어.”진효영의 말은 찬물을 머리에 쏟아붓은 것처럼 우지민으로 하여금 순간 정신차리게 하였다.“맞는 말이예요, 다 사부님이 계셔서 이 정도 돈을 벌 수 있었어요, 방금 제가 주제 넘었어요.”“알았으면 됐어, 사람은 주제 파악을 잘해야 돼.”진효영은 말을 마친 뒤 이강현의 팔을 껴안았다.“이강현 오빠, 제 말이 맞죠? 우지민이 주제 파악 못하는 거 제가 정신 차리게 했어요.”진효영은 자랑하며 고개를 쳐들고 칭찬을 청했다.이강현은 진효영이 안고 있던 팔을 다시 뽑으려고 애써 노력하고 있었다.이강현의 의도를 눈치챈 진효영은 이강현의 팔을 더욱 힘껏 껴안고 볼을 부풀리며 이강현을 노려봤다.“이강현 오빠, 안게 놔둬요, 이래야 저도 안심이 된 단 말이예요. 돌아가면 않을 수도 없잖아요.”진효영은 혼신의 힘을 다해 애교를 부렸다.이강현의 골치 아픈 듯 이마를 힘껏 문질렀다.“제 정신이야? 너 계속 이러면 집에서 나가.”“잉잉, 불쌍한 사람을 쫓아내세요? 저도 빨래, 요리 다 할 수 있어요, 잠자리도 따뜻하게 해 놓을 수 있고요.”진효영의 목소리에는 애교가 가득했다.이강현은 견딜 수 없다는 듯 눈을 감고 말했다.“조용히 해, 머리 아파.”“왜요? 왜 조용히 하라고 해요.”진효영
우지민은 이강현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물었다.“너 레이싱 클럽을 차리려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럼 이 돈을 쓰면 되겠네, 원일그룹 쪽에 아직 빈 땅이 있으니 그 자리 떼어줄 게.”당시 이강현은 큰 돈을 드리고 적지 않은 면적의 땅을 사 놓아서 아직 남은 땅이 많아 마침 우지민에게 일부를 주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아니면 땅을 마련하는 것도 꽤 많은 돈이 들 것이다.“감사합니다, 사부님. 이 클럽을 반드시 평생 사업으로 잘 운영하겠습니다!”우지민이 진지하게 말했다.이강현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진효영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집에 돌아와 부모님을 모시고 티비를 보고 있던 고운란은 이강현이 돌아오자 웃으며 반겼다.“왔어? 우지민은 잘 가르쳤고?”고운란이 궁금해서 물었다.이강현은 고운란 곁에 가서 앉았다.“뭐 그럭저럭, 기초는 있는데 큰 재능은 없어, 앞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거야, 근데 지금 레이싱 클럽 차리려고 하는 생각인데 이것으로 꿈을 이뤄도 나쁘지 않아.”옆에서 듣고 있던 최순이 이강현을 쳐다보며 물었다.“원일그룹은 어떻게 된 거야? 네한테 그런 백이 있었어?”“백이 아니라 운이 좋았던 거죠, 마침 원일그룹에서 사장 모집하고 있어서 운란을 추천한 것뿐입니다. 운란이 능력을 보고 채용한 거예요.”이강현은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거짓말을 하였다.최순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왠지 지금의 이강현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이강현과 달라 보였다.‘아무런 쓸모도 없던 놈이 어떻게 운란을 사장으로 추천할 수가 있지?’최순의 마음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 놀라움 뒤에는 의심이다. 생각할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거짓말하지 마, 원일그룹에 이 선생이라는 부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너 그 사람과 무슨 관계야? 설마 그 사람 아들인 건 아니겠지?”이강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최순을 쳐다보았다.‘이게 다 뭔 일이야, 내가 내 아들이라고?’“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최순의 입장에서는 이강현이 돈 많은 아버지가 생기기를 바랬다. 그럼 부잣집 사돈이 될 수 있고 언니들 앞에서도 머리를 들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고운란이 웃으며 말했다.“알았어요, 그런 돈 많은 아버지 없으니까 마음 놓으세요.”“에이!”최순은 크게 한숨을 쉬며 기대의 불꽃을 꺼버렸다.고운란도 같이 부정하는데 이강현을 끌고 그 이 선생을 찾아갈 수도 없었다.고건민은 최순을 노려보며 가장의 위엄을 드러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모든 것은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어, 운란이 원일그룹의 사장이 되었으니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도록 해라.”“노력해야죠, 요즘 공부도 하고 있어요, 제가 꼭 원일그룹을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만들 거예요.”고운란의 활력이 넘치는 목소리이다.고건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각오 있으면 돼, 사장이 되려면 다방면의 지식과 결단력이 필요한 거야, 요 며칠간 집에서 잘 준비하고 있어.”“네, 이제 곧 책이나 읽고 공부할 거예요.”고운란은 고건민에 말에 응하며 고개를 갸웃하고 이강현에게 윙크를 날리고 나서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이강현은 고운란을 따라 방으로 걸어갔다. 진효영은 살짝 입을 삐죽거리며 얼굴에 웃음을 띠고 최순 곁에 앉았다.“아줌마, 좋아하는 음식 있으세요? 내일 장 보러 갈 건데 제가 맛있는 거 해줄게요, 어때요? 여기에 온 지도 며칠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 좀 미안하네요.”최순은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애도 참 바르다니까. 아 맞다, 너한테 소개한 내 큰 조카 정말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래?”진효영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우리 어울리지 않아요.”“그래, 그럼 할 수 없지 뭐, 아줌마 아는 애들이 많아, 고향 언니 집 아들인데 애 좋아, 몇을 더 소개해 줄게.”최순은 신나서 진효영을 끌고 재잘재잘 이야기했다. 이강현은 고운란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고, 고운란은 이강현을 끌고 탁자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봐봐, 원일그룹에 대한 내 초기 계획이야.”“사장은 너야, 이런 건
진효영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아줌마, 저 전화 좀.”진효영은 마음속으로 전화를 걸어온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 이 전화에 목숨을 건진 셈이다.최순은 어쩔 수 없이 멈춰서 진효영에게 먼저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전화를 들여다보던 진효영은 발신번호가 권무영인 것을 보고 순간 고마웠던 마음이 거부감으로 변했다.만약 권무영의 전화와 최순의 잔소리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진효영은 최순의 잔소리를 선택하고 싶었다.그러나 권무영의 전화는 진효영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듣고 이강현에게 알려야 했다.진효영은 핸드폰을 들고 구석에 가서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왜 이제야 전화를 받아?”권무영은 불쾌한 듯이 말했다.“이강현 장모님 모시고 얘기 중이예요, 무슨 일 있으면 빨리 말해요, 아니면 눈치 챌 수 있어요.”진효영이 핑계를 댔다.권무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감정을 참으며 말했다.“그 옥룡벽 위치가 어디야?”“안쪽 안방 화장대 구석에 있어요.”진효영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저녁에 내가 사람을 시켜 그 옥룡벽을 훔치도록 할 테니, 너는 가능한 한 협조해.”“뭘 어떻게 해라는 말이예요, 들통이 나면 어쩌려고요, 맞아 죽어요!”진효영이 심드렁하게 말했다.“상황을 지켜보면서 협조하면 돼!”“허허, 지금 상황은 나서지 않는 거예요, 그냥 모르는 척 잘래요, 끊어요.”예전에 고양이처럼 얌전했던 진효영이 지금은 감히 자신에게 대들다니 권무영은 이를 갈았다.“너 지금 간이 부었구나! 이 일 끝나면 너 교육 다시 해야겠어.”권무영은 화가 나서 전화를 끊고 이를 물고 이빨을 힘껏 갈았다. 마치 진효영을 잡아먹어버릴 모습이다.멀지 않은 침대 위에 누워있던 얇은 망사 잠옷 차림의 황후가 눈을 가늘게 뜨고 권무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일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사람 시켜 오늘 저녁 훔쳐오도록 했습니다.”권무영은 진지하게 말했다.황후는 눈을 감고
용후는 잠시 읊조렸다. 올해 왠지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향을 피우고 부처님께 인사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았다. 적어도 마음의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좋아, 그럼 준비하고, 내일 영산사에 가서 하루만 머물자,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 준비 철저히 해.”황후는 눈을 지그시 감고 말했다. 권무영은 황후의 뜻을 이해했다. 이건 영산사를 통째로 대절하고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는 말이다.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권무영은 황후의 매혹적인 몸매를 탐욕스럽게 들여다보고는 몸을 굽혀 방을 나갔다.그러나 지금 권무영은 감히 뭐라도 할 수 없었다. 요즘 황후의 정서가 매우 불안정해서 어쩌면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황후의 끝없는 분노일 수도 있다.복도에서 권무영은 전화를 걸어 관계자들에게 내일 영산사로 가는 일정을 잡았고, 영산사 쪽에서 내일 폐사하고 접대 준비를 하도록 준비하게 하였다.준비가 끝나자 권무영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 전화로 유노적을 불렀다.“준비가 다 되었으니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습니다.”“오늘 저녁 실수해서는 안됩니다. 이미 황후에게 성공할 거라고 보고했어요.”권무영은 진지하게 당부했다.“걱정 마세요, 다른 건 몰라도 훔치는 데는 제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전자결제처럼 시대가 바뀌지 않았더라면 저도 이렇게 갑자기 물러서지는 않았을 거예요.”유노적의 표정은 적막한 감회에 젖어 있었다.권무영은 유노적의 감개보다 오늘 밤의 성패에 더 신경을 썼다.“과거의 일은 생각하지 말고, 오늘 밤의 일을 잘 계획하세요, 내가 전투팀을 보내 협조할 테니 어쨌든 물건을 훔쳐내야 합니다.”유노적은 권무영의 말에서 아련한 살기를 느꼈다.마치 이번 미션에 실패하면 이른바 자기를 협조하는 전투팀이 그 자리에서 자기를 죽이려는 것 같았다.오싹한 기운을 느낀 유노적 눈빛에는 약간의 경각심이 배어 있었다.“안심하세요,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른 일 없으면 먼저 지형을 연구해 보겠습니다.”“그러세요, 돌이가 전투팀을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도적의 대를 내 손에서 끊을 수는 없어!’‘어쨌든 죽기 전에는 앞으로 도적왕의 대를 이어갈 사람을 찾아야 해.’유노적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담배 한 대도 끝까지 타올랐다.탁탁탁.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오고, 돌이는 성큼성큼 홀로 들어가 담배꽁초가 꺼진 구석을 바라보았다.“뭐하는 거예요?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돌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헤헤, 오랜만에 일하니까 좀 긴장이 돼서 마음을 가라 앉힐 겸 사람 없는 데 가서 담배라도 피우고 있었어요.”유노적이 거짓말을 했다.“평소에 실력이 좋다며 자랑하지 않았나요? 왜 긴장을 해요, 훔치지 못할 경우 우리가 나서면 되니까 그리 걱정하지 마세요.”돌이는 약간 비꼬는 듯이 말했다.유노적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아마 돌이 손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내 건인데, 내 기술 선보일 기회 빼앗지 말아요.”유노적은 그렇게 말하고 꽁초를 내던진 다음 오른발을 들어 꽁초를 매섭게 밟았다.“이강현 집에 가보죠,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하네요.”유노적이 당당하게 돌이에게 다가가 웃음을 지었다.“전투팀은 다 훌륭한 용사라서 물건을 훔치는 것 같은 더러운 일은 제가 하죠, 그쪽은 대응만 잘 해주세요.”돌이는 헤벌쭉 웃었다. 유노적의 아첨이 먹혔다.“말 참 잘하시네요, 걱정 마세요, 그쪽 공은 빼앗지 않을 테니까.”“그럼 더할 나위 없이 좋죠, 이번 일 끝나면 제가 한 톡 크게 쏠게요.”유노적이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돌이는 빙그레 웃으며 유노적의 어깨를 툭툭 쳤다. 유노적의 야윈 몸이 휘청거렸다.“좋아요, 그럼 저도 작은 소식 하나 줄게요, 이번 건 잘 처리해야 행, 권 집사 압력이 장난이 아니에요.”“걱정 마세요, 방금 저도 멋지게 해내겠다 담보했어요.”“하하하.”돌이는 크게 웃으며 유노적의 어깨를 감싸 안고, 두 사람은 건물 밖으로 나와 문 밖에 주차된 차에 올라탔다.두 차 모두 시동을 걸고 함께 어둠 속에서 장원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진효영의 손가락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손가락 사이로 진효영은 부러운 듯 이강현과 고운란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이랑 침대에 뒹구는 게 자신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게 아쉬었다.지금 진효영의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다.‘몇 년 전에 이강현을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강현은 눈을 부릅뜨고 진효영을 바라보며 진효영이 고의로 들어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수줍은 뺨이 붉어진 고운란은 두 손으로 이강현을 힘껏 밀치고는 허둥지둥 침대에서 일어났다.“우리, 우리 아까 그, 그거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고운란은 말하며 수줍은 마음에 이강현을 노려보았다.이강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뺨을 불룩하게 부풀리며, 속으로는 진효영을 문 밖으로 밀어내고 싶은 심정이다.“무슨 일이야?”이강현은 다소 욱하는 말투로 말했다.진효영은 억울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고, 고운란 곁으로 다가가 고운란의 팔을 잡았다.“운람 언니, 이강현 오빠 무서워요.”이강현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불쌍한 척하는 진효영을 바라보았다.“시치미 떼지 마, 손해 본 게 누구인데? 왜 억울한 척해?”“저는 그냥 소식 전하러 왔을 뿐인데, 너무 해요.”진효영은 고운란의 품에 안겨 우는 척하였다.고운란은 진효영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이강현에게 말 조심해라는 뜻으로 눈짓했다.“왜 애한테 그래, 효영도 일이 있어서 들어온 거잖아.”“내 보기에 일부러 들어온 것 같은데.”이강현은 말을 마치자 입을 삐죽거렸다. 진효영이 소식을 전하러 왔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지 않았다.“정말 소식 알리러 왔다고요, 이건 방금 권무영과 통화한 기록인데 오늘 저녁 사람을 시켜 물건을 훔치러 오겠다고 했어요, 나도 배은망덕한 사람 아니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끊고 바로 알리러 왔죠.”진효영은 핸드폰을 꺼내 통화 기록을 이강현에게 보여 주었다.이강현은 통화 기록을 보고 나서 진효영이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이강현이 말이 없자 진효영은 득의양양하게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