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7화

권무영은 은백색의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여는 순간 짙은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상자 표면에서 투명한 얼음 알갱이가 보였다.

흰 연기는 상자 안의 강화제인 액체 질소로 초저온에서 보관되고 있었다.

두꺼운 전용 장갑을 낀 권무영은 상자 속으로 손을 깊숙이 넣어 작은 약제관을 꺼냈다.

“주사는 필요 없고 먹으면 됩니다. 새콤달콤한 게 맛이 좋아요.”

“괜찮은 것 같은데 한번 먹어볼게요.”

콘파엘은 넓적한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권무영은 약병 위의 온도계를 관찰하고 있었다.

온도가 0도까지 오르자 권무영은 약제병을 열고 콘파엘에게 약제를 건넸다.

콘파엘은 약제병을 받아들고 목을 젖혀 약제병을 통째로 뱃속으로 들이켰다.

“좋아요, 누워서 쉬고 있어요, 약제가 천천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차례가 될 때면 아마 약효과가 제일 좋을 때일 거예요, 그때가 되면 당신은 더없이 강해질 거고요.”

권무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네.”

콘파엘은 누워서 눈을 감았다.

크레티가 권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계속 기다려야 하나요?”

“기다리는 게 좋아요.”

“오케이, 그럼 기다리죠.”

크레티와 권무영은 각자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가지고 놀며 결승전을 기다렸다.

시간이 1분 1초가 지나고, 한 경기 한 경기가 끝나고 나서 마침내 결승전이 열릴 시각이다.

권무영은 손을 내밀어 잠든 콘파엘을 가볍게 밀었다.

천천히 눈을 뜬 콘파엘의 눈빛은 약간 흐리멍덩했다.

“어? 경기가 시작되나요?”

“네, 먼저 일어나 앉으세요. 천천히 움직여요, 힘을 쓰지 말고.”

권무영이 알렸다.

콘파엘은 눈가에 미심쩍은 빛이 스치듯 지나갔다가 평소와 다름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강철로 만들어진 침대는 콘파엘이 앉는 순간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일어나며 침대 옆에 닿은 손에 힘을 주자 침대 옆의 철판은 그대로 아래로 움푹 들어갔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챈 콘파엘의 본능은 힘껏 균형을 잡으려 했고, 그 힘으로 침대 전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땅바닥에 커다란 구덩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