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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송해인도 비오 그룹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서강빈을 다시 찾아가야만 한다.

한편 서강빈은 한창 권효정과 함께 정원의 긴 복도를 거닐었다.

권효정은 해맑은 소녀처럼 뒷짐을 지고 빠른 보폭으로 서강빈을 따라갔다.

“강빈 씨, 방금 전처에게 그렇게 하면 전처가 앞으로 강빈 씨 미워할까 봐 걱정되지 않아요?”

권효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강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미워하면 하라죠. 나랑 그 여자 사이에 더 이상 사랑 같은 건 없어요.”

권효정이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그럼 강빈 씨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생각 해봤어요?”

뭐?

서강빈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그게 어디 말처럼 쉽던가요. 나처럼 아무것도 없는 찌질이한테 누가 선뜻 시집오고 싶겠어요?”

서강빈은 가볍게 웃으며 권효정이 아직도 어려서 소녀 감성으로 모든 걸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다고 여겼다.

“나요, 난 그럴 마음 있는데요.”

권효정이 재빨리 대답했다. 그녀는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서강빈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날카로운 그의 눈빛에 권효정은 덜컥 겁이 나 감히 직시하지 못하고 작은 머리를 푹 숙였다.

“강빈 씨는 내가 싫은가 보죠.”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권효정은 아직 어려 일시적인 충동인 거라고.

“효정 씨, 난 이젠 27살이에요. 근데 효정 씨는요?”

서강빈이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권효정은 잔뜩 긴장해서 새하얀 목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감히 서강빈을 쳐다보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난 22살이에요. 하지만 우린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요. 게다가 난 원래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를 더 선호해요. 아저씨처럼 안정감이 있잖아요. 실은 나 연애경험이 없어요. 다른 남자들은 다 너무 유치해 보이거든요. 다들 내 집안 조건만 노리는데 강빈 씨는 달라요...”

서강빈이 머리를 내저었다.

“효정 씨, 나 방금 이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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