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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하지만 그녀는 문을 닫지 않았다.

마치 일부러 서강빈에게 남겨준 듯했다.

서강빈은 권효정의 그런 속셈을 모를 리가 없기에 무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튿날, 서강빈은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낯선 번호였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서강빈은 전화를 받아 정중하게 물었다.

“서강빈, 해인이 거기 있는 거 맞지?”

전화 저편에서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무척 다급했다.

“누구신지?”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렸는데 소리가 귀에 익었다.

“나 도정윤이야. 해인이 지금 너한테 있냐고 묻잖아!”

도정윤이 차갑게 말했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하다는 듯 대답했다.

“도정윤 씨, 지금 나와 송해인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송해인이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랑 같이 있는 게 아니야?”

도정윤이 의아하게 묻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서강빈은 안색이 변하여 미간을 찌푸리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친 여자 아니야?”

휴대폰을 놓고 서강빈은 일어나서 양치하고 세수하고는 아침 운동을 했다.

그가 운동을 마쳤을 때야 권효정이 일어났다. 그녀는 펑퍼짐한 잠옷을 입고 있었고 살짝 비쳐서 검은색 속옷이 보였고 풍만한 자태도 보였다.

어제저녁에는 너무 어두워서 서강빈이 눈여겨보지 못했는데 권효정의 이 몸매는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한번 눈길을 주고 나서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이 할 일을 계속했다.

권효정은 이 기회를 타 잔걸음으로 달려오더니 뒤에서 서강빈을 안고는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자기야, 굿모닝.”

서강빈은 흠칫 놀랐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말랑한 살결의 감촉이 그의 욕구를 자극했다.

이 여자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정상적인 남자한테 얼마나 큰 유혹인지 모르는 건가?

“뭐 하는 거예요!”

서강빈은 권효정을 밀어냈다.

“메롱...”

권효정은 장난스레 서강빈을 향해 혀를 둘렀고 뒤돌아 화장실로 가서 씻기 시작했다.

십여 분 후, 권효정이 나왔을 때는 이미 옷을 다 갈아입었는데 영락없는 부잣집 딸, 능력 있는 여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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