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1화

그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나상준은 마치 낯선 사람을 대하듯이 차우미를 쳐다보지 않고 다시 눈을 감았다.

나상준의 모습을 본 차우미는 말없이 입술을 달싹거리며 시선을 거두고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여덟 시 사십일 분이었다. 어느덧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상준 씨가 많이 피곤했나 보네.’

어제저녁에 차우미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그녀 옆에서 그녀를 보살펴 준 뒤 오전에 다시 그녀를 호텔에 데려다주고 일하러 갔기에 나상준은 별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나상준은 아마도 호텔에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차우미는 호텔에 도착한 뒤 허영우에게 전화해서 의사를 불러 달라고 하지 않으면 허영우더러 나상준을 병원에 데려가라고 할 생각이었다.

허영우는 그들의 이혼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차우미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일에는 여러 가지 해결방법이 있다.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차우미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나상준도 아무 미동이 없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밖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홉 시가 넘어 차가 호텔에 도착했고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열어주자 나상준은 정장 외투를 들고 차분하게 차에서 내렸다.

나상준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차우미는 그제야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나상준은 차우미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계단을 올라 호텔로 들어갔다.

마치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처럼 서로 갈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차우미는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평상시대로 걷는 모습이었지만 차우미보다 키가 컸기에 그녀와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차우미는 그를 쫓아가지 않고 뒤에서 걸어가며 그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모습을 지켜봤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나상준은 차우미를 기다리지 않고 층수를 눌러 먼저 올라갔다.

나상준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 아무 감정도 담겨있지 않는 눈빛이었다.

밖에 있던 차우미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