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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나상준을 보지 않은 차우미는 주위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담요로 매듭을 지은 뒤 그를 바라봤다. 살결이 보이는 곳 없이 없자 그녀는 그제야 한시름 놓으며 안심했다.

자신이 방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행동한 것이 이상할 수 있었기에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상준 씨가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아. 지금 이렇게 적게 입고 있으면 감기가 더욱 심해질 수 있으니 담요를 덮고 있어.”

말을 마친 그녀는 한시름 놓으며 시선을 거두고 수건을 가져왔다.

나상준이 담요를 덮고 있었기에 보이지 말아야 할 곳이 더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차우미도 더 이상 아까처럼 긴장하며 불편해할 필요가 없었다.

나상준의 머리를 닦아주려던 차우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머리를 닦아줘 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이 잘 닦지 못해 그를 아프게 할까 봐 걱정했다.

나상준의 모습을 보아하니 움직이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닦아주지 않는다면 나상준은 이 상태로 있을 게 뻔했다. 그렇게 된다면 감기가 더 심해질 것이기에 차우미는 수건을 들고 소파 뒤로 갔다. 그녀는 나상준의 검은 머리카락을 보며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상준 씨, 머리가 젖어있는데 먼저 닦아 줄래? 닦지 않으면 머리가 아플 수 있어.”

차우미는 원래 나상준의 머리를 닦아주고 싶었지만 나상준이 싫어할 것 같았다. 머리는 사람에게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머리를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나상준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상준에게 먼저 물어보고 닦아달라고 하면 그때 닦아줄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상준의 의견을 구하는 거였다.

나상준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아무런 미동도 없이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머뭇거림이 담긴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TV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손과 발이 담요에 꽁꽁 덮인 모습이 마치 밧줄에 묶인 것처럼 결박당한 모습이었다.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스스로 닦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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