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4화

차우미는 나상준에게 이런 습관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그는 성격이 내성적이었고 말을 붙이기 쉽지 않은 것 같았지만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성격이 괴팍하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걸 싫어했지만 차우미가 알고 있는 나상준은 괴팍하지 않았다. 나상준은 단지 함부로 웃지 않는 사람일 뿐이었다.

허영우가 말한 점이 나상준에게는 없다는 것을 차우미는 기억했다.

하지만 나상준이 언제부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걸 싫어하게 됐는지 차우미는 의아했다.

그녀가 미처 생각해 내기도 전에 허영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어느 방에 묵고 계시는지 아시나요?”

일분일초라도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빨리 말하는 허영우의 말에 차우미는 하던 생각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몰라요.”

“제가 문자로 방 번호 보내드릴게요. 사모님께서 가셔서 대표님 좀 잘 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사모님.”

말을 마친 허영우는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끊긴 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핸드폰도 허영우의 다급함을 아는 것인지 뚜뚜 거리는 소리가 빠르게 느껴졌다.

통화가 끊긴 소리에도 차우미는 한참을 멍해 있다가 핸드폰을 내려놨다. 핸드폰에는 문자가 두통 와있었는데 모두 허영우가 보낸 문자였다.

차우미는 문자를 확인했다.

[사우스 호텔, 39층, 3918.]

[그럼, 수고하세요. 사모님.]

허영우는 호텔 이름과 나상준이 묵고 있는 층수, 방 번호를 그녀에게 보냈다. 거절하고 싶어도 거절하기 어려웠다.

허영우가 보낸 간절한 문자를 보며 차우미는 그가 정말 방법이 없어 자신에게 연락한 거라 생각했다.

아니면 허영우가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을 테니까.

허영우의 일 처리 능력을 차우미는 알고 있었다.

차우미는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창밖을 바라본 뒤 다시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오늘 일찍 잠자리에 들려 했지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날 저녁 자신이 구매한 약과 어젯밤 나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