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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허영우는 핸드폰 연결음을 듣고 있었다. 나상준이 이내 전화를 받았고 나상준의 목소리를 들은 하성우는 깜짝 놀랐다.

“대표님, 정말 아프신 거예요?”

허영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상준은 차우미가 허영우에게 연락했음을 알았다.

“응.”

하영우가 마음을 졸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당장 의사 부를게요.”

말을 마친 허영우가 전화를 끊으려 할 때 나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르지 마.”

허영우는 멍해졌다.

‘부르지 말라고? 이게... 무슨 뜻이지?’

나상준의 말을 들은 허영우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이건 나상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았다.

허영우가 이내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사모님께서 연락이 왔어요. 대표님께서 아프니까 의사를 부르라고 하셨어요.”

잠시 멈칫하던 허영우가 계속 이어 말했다.

“대표님, 정말 의사 부르지 않아도 돼요?”

“응.”

나상준이 확실하게 대답했다. 아무리 아파도 평소와 같이 이성적이었다.

나상준이 대답을 들은 허영우는 나상준이 정말로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왜일까?

이건 나상준답지 않았다.

처음으로 허영우는 나상준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나상준은 창문을 통해 어둠이 짙게 깔린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차우미에게 말해. 네가 출장을 가서 의사를 부를 수 없게 됐다고.”

그의 말을 들은 허영우는 순식간에 나상준의 마음을 눈치챘다.

나상준은 일부러 의사를 부르지 않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으며 차우미를 걱정시켰다. 그는 차우미가 직접 자신을 보살펴주기를 바랐다.

두 사람은 이혼했기에 어떤 일은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허영우는 차우미와 별로 접촉한 적이 없었지만 차우미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매우 규칙적이고 예의를 차리는 사람이었다.

예전에 나상준이 아플 때면 허영우에게 전화하지 않고 항상 차우미가 알아서 보살펴줬었다.

조금 전 차우미가 허영우에게 전화를 한 거로 봐서는 나상준과 자신은 더 이상 상관이 없는 사람이니 허영우가 알아서 하라는 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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