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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7화

“모르겠어. 그냥 감이야.”

차미주가 말했다.

“머리가 다친 것도 아니고 그냥 물에 빠졌었잖아. 갑자기 기억상실? 게다가 하필 다른 일, 다른 사람은 다 기억하면서 유독 너만 잊었잖아. 너무 판타지 같은 얘기야.”

잠시 침묵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하지만 날 모른 척하는 이유가 뭘까? 이해가 안 돼.”

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린 채 머리를 쥐어짜더니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

“나 알았어!”

한현진이 차미주를 쳐다보았다.

차미주가 입을 열었다.

“봐봐, 그때 강한서가 얼마나 심하게 다쳤어. 당연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거잖아. 그러니까 손가락은 쉽게 강한서를 쥐락펴락했을 거야. 강한서에게 너와 헤어지고 자기와 만나지 않으며 살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한 게 틀림없어. 강한서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손가락에게 복종하면서 널 모르는 척하는 거고.”

한현진은 말문이 막혔다.

“강한서는 기억상실이 온 거지 바보가 된 게 아니잖아. 송가람은 그렇게 쉽게 강한서를 쥐락펴락할 수 없어.”

차미주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러면 강한서가 기억상실인 척할 이유가 뭐가 있어?”

잠시 침묵을 지키던 한현진이 갑자기 말했다.

“진짜인지 연기인지 방법이 있어.”

차미주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무슨 방법?”

한현진은 손으로 아까 와이너리의 매니저가 준 시식용 술병으로 장난하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한서 건강 회복되면 그때 다시 얘기해.”

차미주는 한현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그녀는 한현진을 무조건 신뢰했다.

“현진아, 넌 멘탈이 너무 단단한 것 같아. 만약 개자식이 사라진 지 한 달 만에 여자까지 데려와서 날 나 몰라라 하면 난 그 X놈들에게 달려들어 찢어 죽였을 거야.

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차라리 날 기억하지 못하는 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것보단 나아. 송가람의 의도가 얼마나 불순했든, 어쨌든 살려서 돌아왔잖아.”

송가람 얘기가 나오자 차미주는 불쾌함을 드러냈다.

“강한서를 구하긴 했지만 정말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가 없어. 아까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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