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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1화

깜짝 놀란 차미주가 얼른 수저를 내려놓고 한현진을 따라갔다.

한현진은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었다. 오후에 주강운과 함께 술을 사러 가서 시음한 것이 전부였다. 그 탓에 구토물에도 알코올 냄새가 조금 섞여 있었다.

차미주가 한현진의 등을 쓸어주었다.

“봐, 내가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잖아. 빈속에 그렇게 많이 마셨으니. 아직도 네가 어린 줄 알아?

한현진은 한참을 토하고 나서야 차미주가 건넨 물을 받았다.

입을 헹군 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 얼마 안 마셨어. 네가 내 주량을 몰라서 그래? 뭐 얼마나 마셨다고.”

“이렇게 토하면서 입은 아직 살아있네.”

한현진이 컵을 내려놓고 손을 씻으며 물었다.

“백숙의 비릿한 국물 냄새를 맡으니까 갑자기 속이 메슥거렸어. 너 혹시 비린내 제거하는 거 잊은 거 아냐?”

“그럴 리가.”

요리부심이 있는 차미주는 절대 다른 사람이 자기 음식 솜씨를 의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생강도 아직 냄비에 그대로 있다고. 오늘은 특별히 맛술도 넣어서 재우기까지 하고 삶았는걸.”

그러더니 차미주가 소리 높여 한성우에게 물었다.

“개자식아, 백숙에서 비린내 나?”

한성우가 눈 깜짝할 사이 화장실에 나타났다.

“안 비려. 담백하던데. 나에게 만들어준 백숙보다 훨씬 더 맛있어. 날 해준 건 혹시 맛술 넣기도 아까웠던 거야?”

차미주는 자연스레 한성우가 뒤이어 한 말을 무시하고는 고개를 돌려 한현진에게 말했다.

“현진아, 너 위장이 안 좋은 거 아냐? 며칠 사이 너 토하는 것만 벌서 세 번째야. 같이 병원 가서 검사받아. 조 선생님 친구가 소화기내과 교수님이셔. 그분께 가서 뭐가 문젠지 제대로 검사받아봐.”

그 말에 한성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뭘 조준을 찾아? 우리 형이 한주 병원의 소화기내과 의사인데. 내일 내가 같이 가줄게.”

차미주가 멈칫하더니 한성우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네 형이 의사라고?”

“아, 내가 얘기 안 했나?”

“얘기하긴 뭘 해.”

차미주가 바득 이를 갈았다.

“우리가 사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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