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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헛수고

“강하영…….”

전화기 너머로 우인나가 침묵을 지키자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은 강하영은 눈을 두 번 깜빡이고 입을 열었다.

“얘기해.”

“양다인의 휴대폰에 어떤 시스템이 깔려있었는데, 모든 통화 내용과 메시지는 발송된 후 바로 깨끗이 삭제된 것 같아. 계좌 이체 기록도 깔끔하고 우리가 의심했던 부분과 일치한 건 하나도 없었어. 내 짐작이지만 자기 계좌로 이체한 것 같지 않아…….”

우인나의 첫마디만 강하영의 귀에 들려왔고 그 뒤에는 우인나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머리가 텅 빈 채 귓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양다인을 무너뜨릴 증거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결국엔 모두 헛수고가 될 줄 몰랐고, 심지어 성가신 일마저 만들고 말았다.

“하영아…….”

우인나의 걱정스러운 부름에 강하영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인나야, 고마워. 이만 끊을게.”

우인나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래.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계속 방법을 찾아볼게.”

전화를 끊고 얼굴을 무릎에 묻은 그녀의 몸은 흐느낌 때문에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나쁜 놈들이 벌을 받을 수 있을까?’

서재.

정유준은 허시원의 전화를 받았다.

“정 대표님, 저희 애들이 그 사람의 IP주소를 추적해서 장소에 도착했지만, 이미 도망가고 없었어요.”

정유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규칙있게 책상을 두드렸고, 허시원이 말을이었다.

“대표님, 저희 애들이 비밀리에 움직였는데, 이번에 그놈이 지난번 강하영 씨를 해친 놈과 동일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고된 비서들도 한 명씩 조사해 봤는데 그중 한 명이 매우 의심스러워요. 이름은 반세진이고 5천 만원의 이체한도를 갖고 있었는데 계좌이체를 한 사람을 조사해 보니 그저 일반인이었습니다.”

정유준의 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래. 강하영의 신상 조사는 어떻게 됐어?”

“죄송합니다, 대표님. 지금도 조상 중입니다.”

“강하영이 입양된 해의 교사 자료를 찾아보고, 귓볼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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