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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유산

“자기 자식보다 더 중요한 일도 있어?”

화가 크게 난 소노인은 눈을 부라리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이런 일은 당장 정씨한테 알려야지! 자기 아들을 단단히 단속하라고 말이야. 내 외손녀가 이런 수모를 겪을 수는 없지!”

양다인은 급히 일어나 앉았다.

“할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유준 씨는…….”

양다인은 말끝을 흐리더니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소예준의 표정이 엄숙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짐작이 맞는다면 정유준은 아마 지금쯤 강하영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양다인은 지금 강하영을 겨냥하기 위해 불쌍한 척하는 것이 틀림없다.

소예준은 소 노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먼저 유준한테 전화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양다인이 유준이한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는데 정 어르신한테 불쑥 전화하시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요.”

소예준의 말에 소 노인이 멈칫하더니 생각에 잠겼다.

“그래, 먼저 유준이한테 전화해야겠다.”

말을 하며 소 노인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유준아, 아직도 바쁘냐?”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들려오는 소 노인의 목소리에 정유준은 짜증 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요, 무슨 일이세요?”

소 노인은 약간 무거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별일 없으면 병원으로 와. 다인이가 하마터면 유산할 뻔했다!"

그 말에 정유준은 눈썹을 찌푸렸다.

“어느 병원입니까?”

소 노인은 어느 병원인지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마음이 내키지 않는지 다시 정 노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 울린 뒤에야 정 노인이 전화를 받았다.

“소 어르신,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한 겁니까?”

“자네 집안은 대체 얼마나 바빠서 우리 외손녀도 제대로 관심하지 않는 건가?”

소 노인의 말에 정 노인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죠?”

“내 외손녀가 유준이 아이를 가졌는데 모르고 있었나?"

그 말에 정 노인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네?”

“이런 중요한 일을 유준이가 얘기하지 않았단 말인가? 전화로 얘기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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