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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옷이 몸에 닿는 순간, 하영은 갑자기 눈을 떴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경계에 찬 눈빛으로 진석을 바라보았다.

하영의 이런 반응을 보며 진석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외투를 힐끗 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너 나 무서워하는 것 같아.”

하영은 재빨리 슬리퍼를 신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USB가 여전히 주머니에 있자, 하영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살인범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하영은 낯설면서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석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외투를 주워 별장으로 향하는 하영에게 말했다.

“어떤 사람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야. 지나친 슬픔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담일 수 있어.”

하영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진석을 바라보았고, 차갑게 비웃었다.

“뭐라고요?”

하영은 코웃음을 연발했다.

“당신은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니 당연히 한가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죠!”

“내가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

진석은 하영과 시선을 마주쳤다.

하영은 그의 말을 따라 받아쳤다.

“자신이 겪어봤다고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은 거예요?”

진석은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모르면서.”

하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언젠간 천벌을 받을 거예요.”

말이 끝나자, 하영은 결연히 별장으로 돌아갔다.

하영의 기운이 곁에서 사라지자, 진석은 문득 공허감을 느꼈다.

하영이 들어가자마자 앨리가 나왔다.

진석을 보고 그녀는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했다.

“선생님, 왜 들어가시지 않는 거죠?”

진석은 고개를 들어 분부했다.

“앞으로 이런 일은 나에게 보고할 필요 없어. 하영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둬.”

“선생님, 저는 그 여자가 선생님에게 불리한 짓을 할까 봐 두렵습니다.”

“그만해.”

진석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영의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진석의 말을 듣고, 앨리는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불여우.’

그러나 앨리는 감히 반박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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