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더군다나 종 씨 집안이 그 나루터에서 벌이는 돈도 용회 상선의 경유하는 돈이다.구맹 아들이 종원한테 맞아서 다리가 부러졌는데 종 씨 집안에서는 아무런 태도도 보이지 않은 게 구맹한테 철저히 밉고인 거다.나중에 사업적으로 같이 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용회는 나중에 종 씨 집안과 공존할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이다. 설령 종 씨 집안의 나루터를 지나지 않아도 용회는 다른 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 이것을 보면 종 씨 집안이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 때문에 기회를 버린 것이다.종언은 머리를 돌려 시월이를 보며 말했다.“가자.”“종언아, 너 도대체 무슨 뜻이야? 도와줄 거야 말 거야?”종부인이 그를 불러 세웠고 종언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심하게 대답했다.“소식 기다려요.”그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종철민도 아마 이때는 몰랐을 것이다. 이번이 종언이 마지막으로 종 씨 집안에 발 들인 것이다.그리고 3일 후, 구맹은 종원을 풀어주고 종원 역시 고생을 좀 해서 병원에 실려 갔다.종부인과 종철민이 병원에 도착해 보니 자기 아들이 깁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있어 마음이 아팠다.“원아, 너 어떻게 이 모습인 거야! 그들이 너한테 손을 댄 거냐!”조원은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는 울면서 고자질했다.“종언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 새끼가 날 때렸다고요!”“뭐라고?”종부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종언이 가서 너 바꿔 나온 게 아니고 널 때렸다고? 그 새끼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조 씨 집안에 가서 따져야겠어.”종부인이 나서려고 하자, 조준이 사람 데리고 나타난 것을 보고 그녀는 놀랐다.주준은 침대에 누워 있는 종원을 보며 웃었다.“종 씨 둘째 도련님도 이제 입원하는 맛을 봤네요?”“조준, 너 이게 대체 무슨 뜻이야? 네 조카가 내 아들을 이 지경으로 때렸는데. 너는 아직도…!”“그거야 네 아들이 맞아도 싸니깐!”조준은 종부인에게 체면도 주지 않고 반박해댔다.“만약에 종언이 먼저 손대지
종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조준과 인사하고 세 사람은 공항에 들어갔다.….같은 시각, 진성공항.안추엽과 채원은 민서율을 집 밖에 바래다주고 안추엽은 짐을 그에게 건넸다.“시간 있으면 또 놀러 와.”그는 짐을 받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공항으로 걸어갔다.고양이 가방을 안고 있는 채원은 입을 오므리면서 눈을 내려다 가방에 있는 츄미를 봤다.“이후로 너는 아마 아저씨를 다시 보지 못할 거야.”안추엽은 머리를 돌려 그녀를 봤다.“아이고, 왜? 보내기 섭섭해?”“츄미가 섭섭한 거지.”“아닌데? 네가 섭섭한 거 같은데?”안추엽은 가볍게 웃으며 몸을 돌려 차로 걸어가고 채원을 뒤따라갔다. 그는 문을 열면서 말했다.“너는 아직 어려서 먼저 학업이나 끝내고 서울에 있는 학교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해봐.”채원은 조수석에 앉아 서울에 있는 학교로 가라는 소리를 듣고 머리를 돌렸다.“내 서울에 있는 학교로 갈 수 있을까요?”“학교를 바꾸는 거지. 너 예술 전공이잖아.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 서울에 있는 로열 음악 학원에 가도 늦지 않았어.”채원은 등을 의자에 기대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내가 음악학원에 갈 때면 아저씨는 벌써 결혼했겠어요.”안추엽은 소리내며 웃었다.“쟤 성격으로 그렇게 빨리 결혼하지는 않을걸?”채원은 실눈을 뜨며 무었다. “사장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내가 쟤를 모를 것 같아? 네가 나중에 서울에 가도 아직 기회 있을지도 몰라.”채원은 입을 벌려 웃다가 갑자기 뭔가 이상해서 표정을 거두었다.“무슨 뜻이에요? 지금 나 떠보는 거죠?”안추엽은 웃으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반달 후, 드디어 몸을 다 풀고 일 년간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은 남우는 드디어 먹고 싶었던 찹쌀 갈비와 불고기를 먹었다.“완전 맛있어 보여!”상에 올려놓은 찹쌀 갈비와 불고기를 보고 그녀는 빨리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반재언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입가를 닦았다.“천천히 먹어, 빼
반재언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좀 이따가 다시 얘기해.”강성연은 강유이와 한태군을 바라봤다.“네, 큰오빠와 둘째 오빠도 결혼식 치렀는데 너희는 언제 해?”강유이가 대답했다.“태군 오빠가 9월 9일에 한데요. 영국의 9월은 아직 그렇게 춥지도 않고 낮에도 따뜻한 셈이에요. 조금 더 늦어지면 추워져요.”남우는 놀랐다.“여기 9월은 아직도 더운데 말이야. 아니지, 우리 스카이섬의 9월은 아직 여름하고 같아.”강유이는 웃었다.“스카이섬의 겨울은 우리 여기 가을 날씨랑 같아요. 겨울이 싫으면 스카이섬에 가서 피한해도 돼요.”어르신은 찻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다.“9월 9일이면 이제 13일밖에 안 남았잖아. 아이고, 시간 정말 빠르네.”강성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빠르긴 하네요.”반재언은 한태군을 바라봤다.“왕실의 결혼식이니 엄청나게 성대하게 치르겠군.”한태군은 강유이의 어깨를 감싸안았다.“당연하지, 그때 가서 결혼식은 오픈식으로 궁에서 치를 거야.”남우는 반재언 옆에 다가갔다.“난 아직 왕실 결혼식 구경도 안 해봤어. 이번에 볼 수 있겠다.”반재언은 그녀를 보며 웃었다.강유이는 갑자기 뭔가를 생각하며 걸어왔다.“오빠, 형님, 우리 가을 소풍하러 가지 않을래요?”“가을 소풍?”“응, 둘째 오빠랑 형님 불러서 같이 가요. 어차피 큰 형님도 몸 다 풀었잖아요? 진짜 답답하지 않았어요? 우리 나가서 놀아요.”남우는 눈을 깜빡거리더니 놀고 싶은 마음이 생겨 반재언을 바라봤다.“진짜야? 놀러 가도 돼?”반재언은 그녀의 손등에 손을 얹었다.“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 내가 그랬잖아 긴장을 푸게 해준다고.”어르신도 소리내며 웃었다.“지금 놀러 갈 시간 있을 때 가거라. 애들은 우리랑 도우미 아줌마들이 데리고 있을게.”강성연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황혼이 되어 빛이 무성한 가지와 잎 사이를 뚫어 땅에 비쳤다. 강성연은 꽃 한 다발을 들로 묘원에 와서 아버지 강진의 묘비 앞에 멈춰 섰다.“아버지, 지금 애 셋 다
저녁. 진원.강유이는 방에서 여행하러 가는 짐을 싸고 자가용 투어 노선을 찾고 쓸 문건들을 정리했다.한태군은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와 그녀가 진지하게 여행 공략을 검색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었다.“나가 노는데 왜 이사하는 느낌이 들지?”“여자애들은 원래 물건이 많아. 화장품이며 일상용품, 먹는 거 그리고 사진기, 무인기 우산 등은 모두 챙겼어.”그는 실눈을 뜨며 물었다. “우산도 가져야 해?”강유이는 머리를 들고 그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놀고 있는데 비 오면 어떡하게?”한태군은 어이가 없었지만 받아들였다.큰 트렁크 2개와 작은 트렁크 1개를 다 정리하고는 강유이는 일어서서 자기의 짐을 보더니 너무 과장한 것 같아서 얼굴을 긁적거렸다.“진짜로 이사하는 느낌이 들긴 하네.”한태군은 그녀 앞에 걸어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자가용 여행이니 당행이지, 아니면 모두 탁송해야 해야할 정도야.”강유이는 웃으며 그를 안았다.“내일 완전히 기대돼!”이튿날, 반재신은 운전하여 진원에 도착하고 반재언과 남우도 다른 차량에 앉았다. 남우는 머리를 창밖으로 내밀었다.“유이랑 한태군은 아직 안 나왔어요?”말이 끝나자, 바로 강유이와 한태군이 크고 작은 상자를 차에 싣는 것을 봤다.진예은은 차에서 내려갔다.“너희 지금.. 이사하는 거야?”반재신은 등을 의자에 기댔다.“내가 내기하는데 이 모든 게 유이의 짐일걸?”강유이는 그의 차 앞에 걸어갔다.“둘째 오빠가 나를 이렇게나 잘 안다고?”“흥, 네가 생각할 때 내가 네 모를 거 같아?”운전석에 앉은 반재언은 선글라스를 벗었다.“다 됐어?”반재신은 진예은이 차에 올라타자 차창을 올렸다.“나 먼저 간다. 빨리 따라 와.”반재신의 차가 먼저 떠나고 뒤에서는 반재언과, 강유이, 그리고 한태군이 따라나섰다.멋있는 지프차 세 대가 길에서 달리고 있다.아침에 출발해서 고속을 타고 휴게소에서 2시간 쉬고 계속 달렸다. 6시간을 달려 부산광역시에 있는 화계마을에 도착했다.가는 길에서 본 경치
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그리고 곧이어 음식이 올랐다. 강유이는 맑은 국물의 전골 요리를 보고는 사장에게 물었다.“이건 뭐예요?”사장이 웃으며 음식을 소개했다.“복 맑은 탕입니다. 복어로 만든 건데 시원한 무와 대파를 넣고 육수를 따로 끓여 사용해서 이렇게나 국물이 맑습니다. 이 시기 부산 복어가 제 철이거든요!”남우가 얼른 국물을 한술 떠서 맛보았다.“정말 맛있어요.”진예은과 반재신도 탕을 맛보았다. 확실히 국물이 시원했다.사장은 계속하여 그들에게 음식을 올려주었다.“이건 닭칼국수인데 닭 한 마리를 통으로 넣어 깔끔하게 손질을 했고, 거기다가 냄새를 잡아주는 각종 한약재와 대파 마늘을 넉넉히 넣어 육수를 우려냈습니다. 나중에 야채와 면까지 추가해서 함께 먹는 요리인데 여기 전통 음식이죠. 여행객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강유이가 먼저 면을 한 젓가락 떠서 맛보았다. 남우가 그녀에게 물었다.“어때요?”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면을 더 떠서 크게 한입 먹었다.다른 사람들도 얼른 음식을 맛보았다.사장이 또 다른 요리를 내오며 소개했다.“이건 부산 어묵입니다. 한입 베어드시면 아주 쫄깃쫄깃 탱탱한 것이 조선시대 때부터 이어진 우리 향토 음식이죠! 식감도 좋고 맛도 좋고 아주 끊임없이 들어가실 겁니다.”“듣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네. 이번엔 내가 먼저 먹어 볼게.”반재언이 어묵 하나를 가져다 자기 앞접시에 담았다.그러자 남우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냄새 엄청 좋다.”그 뒤로도 몇 가지 부산 특색 음식들이 올랐다. 부산 밀면, 반죽에 씨앗을 잔뜩 넣은 고소한 씨앗 호떡, 그리고 대망의 신선한 회 요리까지!남우는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들을 바라보며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눈앞의 음식은 전부 그녀가 한 평생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음식들이었다.반재언이 씨앗 호떡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이거 맛있어.”남우가 얼른 한입 베어 물었다.“나 씨앗으로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스카이섬에는 이런 게
반재언도 웃으며 대답했다.“빠르기도 하지만 아직 시간이 이르잖아.”강유이는 한태군의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저기 왠지 비 올 것만 같은데?”남은 사람들이 전부 그녀와 하느를 동시에 쳐다보았다.그러자 반재신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 불길한 말 하지 마.”진예은이 먼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이 정착한 곳은 비록 아직 맑았지만 산 쪽 정상에는 검은 구름이 보였다.“그냥 날이 좀 흐려지는 것뿐이지 않을까?”아직 시간도 이르고 해도 나지 않았으니 날이 흐린 정도지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남우가 말했다.“일기예보에서 오늘 비 온다는 말은 없었어요. 제 생각에는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아요.”물론 일기예보가 틀리지 않았다면 말이다.그들은 그 상태로 조금 더 휴식을 취했다. 그때 한태군은 자기 얼굴 위로 물방울 같은 것이 툭 떨어져 내린 것을 느꼈다. 그가 얼굴을 만져 확인했다.“진짜 비가 오려나 본데?”남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뭐라고요?”강유이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난 그냥 비가 올 것 같아서 말한 것뿐이야. 절대 내가 그런 말을 해서 비가 온 건 아니다?”그들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 재료와 바비큐 그릴을 다시 거두어들였다. 바닥에 펴놓았던 담요까지 트렁크에 넣으니 테이블과 텐트만 그 자리에 남게 되었다.잠시 후 가느다란 빗줄기가 점점 속력을 가하며 내리기 시작했다. 비록 장대 같은 비가 내린 것은 아니지만 잔디를 적시기에는 충분했다.개울 물은 빗물을 맞아 넘실거리고 있었다. 강유이가 차 문을 열더니 우산을 펴고 가장 자리에 앉았다. 옆 차에 앉아있던 남우가 차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우산까지 챙겼어요?”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혹시 비가 올지 몰라서 챙겨왔죠.”남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런데 설마 이 비 오랫동안 내리는 건 아니겠죠? 배고픈데. 아침도 별로 못 먹었고요.”“저한테 과자가 있어요.”강유이가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더니 우산을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