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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보스 자세

얼마 지나지 않아 성연은 그들이 말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엔 방미정이 아니라 요염하게 예쁜 여자가 있었다.

크롭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아주 섹시해 보였다.

성연이 아무런 내색 없이 허신미를 훑어보자, 허신미도 성연을 한 차례 훑어보았다.

그리고 사람을 깔보듯이 웃었다.

‘아무 것도 아니잖아.’

‘진짜 이렇게 어린 계집애일 줄은 몰랐네.’

기왕 이렇게 된 거 겁날 게 뭐가 있겠는가.

허신미는 제 마음대로 성연을 훈계할 준비를 했다. 성연이 데리고 있는 네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넷이서 뭘 할 수 있겠어? 자신은 그저 손 한 번 흔들면 이보다 몇 배나 많은 인원을 부를 수 있는데.

‘이 네 사람으로는 별 볼 만한 것도 못 돼.’

성연이 문에 들어서자 다리를 꼬고 소파에 기대 앉은 허신미가 양팔을 팔걸이에 걸친 채 보스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온 김에 이 테이블 위의 술을 마셔. 규칙을 알겠지? 마시면 사람을 풀어주지.”

테이블 위의 붉은색과 흰색 모두 도수 높은 술들이다.

만약 진짜 마신다면 성연은 틀림없이 알코올에 중독될 터.

허신미는 부러 작정을 했는지 성연의 목숨을 원했다.

당연히 허신미의 뜻대로 순순히 따를 생각이 없었던 성연이 추궁했다.

“주연정은 어디에 있어?”

만약 이 술들을 다 마시게 된다면 자신은 사람의 꼴이 아니게 될 것이다.

주연정의 안위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솔하게 이곳의 물건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

분명히 사람을 부른 의도가 좋지 못한데, 잔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자신도 이런 치들의 수법을 잘 알고 있다. 마신 후에 저들은 바로 다음 것을 요구하면서 끝까지 사람을 풀어주지 않을 게 뻔하다.

주연정을 핑계로 자신을 협박하고 자기들 목적을 달성하겠지.

북성에서 구른 지 여러 해가 되도록 허신미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직 없었다.

그리고 성연을 보니 이런 자리에 들어서서도 두려워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간이 큰 것 같아 보이는 게 방미정이 송성연에게 눌리는 것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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