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 성연은 허신미에게 침을 한 대 더 놓았다.그러자 바로 혼수상태에 빠진 허신미는 더 이상 경련을 일으키지 않았다.이제 좀 멀쩡해 보이는 듯하다.사람들이 보지 않는 사이 성연이 아주 빨리 움직인 탓에 방미정은 성연의 동작을 볼 수 없었다.그저 성연이 가볍게 툭툭 치자 허신미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무슨 마술도 아니고.’자신이 송성연과 싸움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송성연 뒤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이런 비열한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그때 내가 오줌을 지리게 된 것도 송성연 때문이었지?’‘송성연은 도대체 무슨 괴물이야? 잠시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송성연의 손에 끝장나고 말거야.’허신미처럼 대단한 여자도 송성연을 당해낼 수 없는데, 자신은 말할 것도 없었다.방미정은 생각할수록 더 괴이쩍은 생각이 들었다. 성연을 바라보는 방미정의 두 눈이 공포로 가득 찼다.방미정의 시선을 느낀 성연은 곧장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았다.“너 이래도 감히 나에게 덤빌 생각이야?”성연은 방미정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주연정을 부축해서 돌아갔다.오늘 성연은 방미정에게 경악스러움을 안겨주었다.방미정이 스스로 현실을 깨닫길 바랬다. 앞으로는 함부로 자신의 한계점을 건드리지 않도록.명문가 귀한 아가씨인 자신은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방미정. 하지만 자신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앞으로 방미정이 감히 또다시 자신을 도발해 온다면 오늘처럼 곱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차에 올라탄 후 성연이 주연정에게 얼음을 건네주었다.“얼음찜질이라도 좀 하자.”차에 타자 많이 차분해진 주연정이 팔다리를 팔랑거리며 말했다.“성연아, 조금 전에 너 정말 멋있었어. 네 말에 그 여자가 감히 고개도 못 들더라.”주연정이 아직까지 이 일을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성연이 신경 쓰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성연이 주연정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연정아, 미안해. 이번에 나 때문에 너까지 힘들게 해서. 나만 아니었으면 그 사람들
소지한은 늘 스케줄을 뛰고 촬영하느라 개인 시간이 거의 없었다.마침 이번에 새 영화 홍보 차 북성에 왔다.밤 늦은 시간에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정신없이 잠을 자던 성연은 옆에 놓인 핸드폰 벨 소리에 깼다. 평소 얕은 잠을 자다 보니 금세 깨어났다.하지만 졸음이 가시지 않아 발신자 표시를 본 성연이 하품을 하며 물었다.“무슨 일인데?”성연의 졸린 음성을 들은 소지한은 웃음이 섞인 음성으로 말했다.“나와서 야식을 먹자. 방금 일이 끝났어.”소지한이 매우 바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조직원들 모두 자주 모이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성연은 너무 졸려서 나가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됐어, 다음에 시간 잡자. 나 지금 너무 피곤해.”소지한이 헛웃음을 지으며 놀렸다.“약혼자 생기더니, 약혼자가 못 나가게 하는 거야?”무진과 합작한 적이 있는 소진한은 강무진이 얼마나 소유욕이 강한 남자인지 잘 알았다.아니면 당시 강무진은 자신과 합작하면서 그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서 말이다.그러나 강무진은 정직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방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소지한 역시 프로의식으로 강무진이 원하는 대로 촬영을 했다.두 사람의 합작은 그런대로 기분 좋게 진행되었다.그러나 강무진이 자신과 성연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아주 많이 신경 쓴다는 걸 눈치챘다.그저 성연의 마음을 생각해서 묻지 않았을 뿐이다.어릴 때부터 자신들이 애정으로 키운 성연이기에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강무진이 아직 자신들 사이의 관계를 잘 모르는 게 분명했다.“있지도 않는 일 가지고 무슨 헛소리야?” 지금 완전히 정신을 차린 성연이 소지한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자신과 강무진은 서로 존중했다. 누가 누구를 구속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자신은 무진을 믿고, 무진은 자신을 믿는다. 소지한이 말한 그런 상황은 전혀 없다.만약 무진이 그런 사람이었다면 자신은 진즉 무
사실, 그 시각, 무진은 자고 있지 않았다.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일이 너무 많았다. 강명재와 강명기는 선을 지키지 않고 매일 어떻게 하면 자신을 방해할 지만 생각하고 있었다.중요한 사업들을 무진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분명 실수가 생겨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터.강명재 형제도 회사의 중대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못할 터. 안 그러면 주주들의 반발이 클 테니까.만일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셋째 일가 사람들은 모두 미쳤다.저들이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누가 짐작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무진은 직접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들까지 모두 미리 차단할 수밖에 없다.무진이 미간을 좁힌 채 성연이 어떻게 자는지 보러 가려던 참이었다.이불을 걷어차고 있으면 다시 잘 덮어주고.그런데 무진이 막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무진이 창가로 가서 보니 마침 승용차 한 대가 저택을 쏜살같이 달려나갔다.성연의 차다.이 저택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마음대로 차고를 드나들 수 있는 이는 성연뿐이다.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성연이 자신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으리라 마음으로 믿었다.‘성연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지.’그러나 잠시 고민하던 무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직접 차를 몰고 성연의 차를 쫓았다.무진은 내심 좀 불편한 마음이다. 최근 성연은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럴 때마다 무진은 아주 낭패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마치 성연이 자기 방어 본능으로 자신에게 말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다.무진은 두 사람이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원했다.성연이 자신에게 좀 더 기대주기를 바랬다.그러나 성연이에게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듯 보이니 그로서도 방법이 없었다.예전에는 몰랐었다. 감정 방면에서 무진 자신이 무척 소심하다는 사실을.무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는 그저 성연을 만나지 못해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운전 실력이 뛰어난 무진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성연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연은 소지한이 말한 목적지에 도착했다.길에 흔히 보이는 아주 평범한 식당이다.소지한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온통 가린 모습이다.어쨌든 대중들에게 너무 잘 알려진 소지한이다 보니 팬들이 알아볼까 최대한 가린 터였다.모처럼 나온 터라 소지한은 성연과 함께 있는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일부 팬들은 이성이란 게 없었다. 그래서 지난번에는 성연을 많이 귀찮게 했다.소지한은 연예계의 일을 좋아하지 성연을 생각했다.대중의 시선에서 자신과 어떠한 관계도 맺어서는 안된다.성연이 풍랑에 휩쓸리지 않도록 말이다. 그녀에게 좋지 않으니까.소지한의 옷차림에 성연은 이미 익숙했다.이런 좁은 곳은 왕래하는 사람이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소지한이 이렇게 하는 것도 두 사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이다.이 점에 대해 성연은 별 상관없었다.소지한은 샤브샤브를 주문했다.전골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오래동안 샤브를 먹지 못해서 그러지 성연의 입에 침이 고였다.성연의 입맛을 잘 아는 소지한은성연이 오기 전에 성연이 좋아하는 꼬치와 고기를 미리 많이 주문해 두었다. 아주 세심하게 성연을 챙겼다.그래서 식당에 도착한 성연은 잠시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야채와 고기가 익는 동안 소지한은 성연에게 한바탕 하소연을 했다.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은 채 세상 불쌍한 모습을 연출했다.“성연아, 너 영화 찍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모르지? 최근 회사에서 낸 스캔들이 좀 많아. 그 여자들 얼굴을 뭐처럼 하고 있어. 정말 그 여자들과 연결되고 싶지 않아.”하기 싫은 일을 소지한에게 억지로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하지만 소지한 역시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데뷔 후 지금까지 회사에서는 그에게 무엇도 강요하지 않았다.대부분 그의 배경이기도 했다.그러나 소지한도 제멋대로인 사람이 아니다. 이 지위와 나이가 되니,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면 모두와 제대로 의논할 수 있었다.성연은 바로 대꾸
무진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차 안에서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했다.성연과 소지한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다.둘이 야식 먹으러 나온 것을 보며 마음이 좀 답답해 왔다.한밤중에 성연을 불러낼 수 있단 말은 보통 친구가 아니란 의미.성연이 나왔을 때 신기했다. 도대체 그 남자가 누구일까, 성연이와는 어떤 관계일까 생각했다.무진은 쓸데없는 생각들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성연이 보여주는 모습은 단지 자신의 착각은 아닐까?어쨌든 성연에 관한 많은 것들을 자신은 모르고 있다.그는 심지어 성연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곁에 와서 자신을 서운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성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무진은 믿을 수 없었다.지금 성연이 보여주는 모습을 무진은 더 납득할 수 없었다.성연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무진은 일그러진 표정을 지은 채 속으로 이해득실을 생각했다.결국 무진은 자존심에 바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성연을 믿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성연의 성품이 어떻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러나 무진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그 자리에 계속 남아 있으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짓을 할까 걱정스러웠다.성연을 사랑하지만 무진 또한 자존감이 높았기에 무슨 일이든 무조건적일 수는 없었다.이럴 때 성연이 서로 체면을 세워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식당에서 소지한과 샤브샤브를 먹던 성연은 무진이 왔다 갔는 줄은 전혀 몰랐다.자신이 무심코 저지른 실수에 무진이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더 몰랐다.그렇지 않았으면 절대 여기에 앉아서 대놓고 음식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성연은 평소 좀 제멋대로 굴기는 하지만 비교적 섬세한 감성으로 무진의 생각을 짐작했었다.그러나 무진은 결국 성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성연은 단지 친구와의 만남일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게다가 성연의 기억에 무진은 이미 잠든 상태였다.만약 다시
이튿날 아침, 성연이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무진은 이미 거실에 있었다.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몇 시까지 잠을 자든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하지만 사실 성연이 늦게 일어나는 일도 가끔이다.매일 잊지 않고 운동을 하고, 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건강에 좋다.아침 공기가 역시 가장 상쾌하다.어젯밤에는 잠을 조금밖에 못 잤다. 하지만 소지한을 만나러 외출한 일은 성연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그래서 성연은 오늘 일찍 일어난 셈이다.무진을 보자 성연은 속으로 아주 기뻤다.이따가 무진과 아침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무진이 워낙 바쁘다 보니 요즘 거의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자연히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지도 오래 되었다.그러나 무진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성연이 어젯밤의 일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까 하며.지금 자신은 성연의 약혼자다. 친구든 다른 사람이든 자신이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성연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성연이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릴 생각이다.무진이 직접 묻는 것은 체면을 잃는 일이다.몰래 미행하는 일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그러나 성연은 이 일을 잊기라도 한 듯 입에 올리지 않았다.언급조차 하지 않았다.“오늘 출근하지 않아요?” 성연이 무진의 맞은편에 앉았다.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갔어.”그는 성연이 곧 자신에게 설명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성연이 다음 말을 하자 실망이 더 컸다.“오늘 밤 나와 같이 영화를 보러 안 갈래요?”그 일에 대해 성연이 아예 말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어젯밤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지 않았다.대신 영화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을 뿐.자신이 원하는 말은 결코 이게 아니었다.왜 성연은 어젯밤에 외출한 사실을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까?비록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사실을 무진이 알고 있다 해도 마음은 여전히 께름칙했다.이
저녁에 외출 준비를 마친 성연은 영화관 입구에서 주연정과 만났다.주연정은 오늘 흰색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무척이나 온순하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 소박하고 깨끗한 분위기다.성연을 본 주연정이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성연아, 여기야.”주연정을 본 성연이 바로 그쪽으로 걸어갔다.“연정아, 왜 이렇게 일찍 왔어?”종종걸음으로 달려온 주연정이 성연의 손을 붙잡았다.“너, 소지한 표를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전에 사러 갔더니 벌써 매진되고 없었어. 그런데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뭐야. 얼마나 기쁜지 말로 다 할 수가 없어.”성연은 연정의 머리를 쓸며 시간을 확인했다.“영화가 곧 시작할 거야. 무슨 일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우선 영화부터 보러 가자. 뭐 먹고 싶은 것은 없어?”“다 괜찮아.” 소지한의 영화를 볼 수 있다니 연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성연이 팝콘과 음료를 사서 연정에게 하나씩 건네어 주었다. 두 사람은 팝콘과 음료를 손에 든 채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첫 회인데도 상영관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소지한의 영향력을 알 수 있었다.영화를 보는 내내 주연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린 속의 소지한을 주시하며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곳에서 완전 몰입한 상태로 영화를 보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주연정이 이처럼 행복해하는 것을 본 성연은 바쁜 무진 때문에 같이 영화를 보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이 많이 풀렸다.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연정이 고개를 들고서 말했다.“아, 소지한 너무 멋있어. 연기가 죽인다. 정말 대단해.”“소지한 좋아해?” 성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연정을 쳐다보았다.예전에는 한 번도 주연정에게 듣지 못했던 탓에 연정이 연예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소지한에게 감탄하는 주연정을 보니 보통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맞아, 나 소지한 팬이야. 집에 소지한 포스터도 많아. 나 정말 그 사람 좋아해.” 소지한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같이 팬 사인회에 참석했다.성연은 사실 주연정이 허신미에게 납치된 일에 대해 사과의 마음이 컸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려 주연정에게 보상해 주고 싶었다.그전에도 더 좋은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다. 어차피 티켓을 구하는 것도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마침 주연정이 꿈에 그리던 티켓이었다.주연정에게 보상해 주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소지한의 팬사인회 장 외부는 인산인해를 이룬데 반해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다. 겨우 100명 정도 참석하는 자리였다.소지한이 100장의 티켓만 풀었기 때문에, 티케팅에 성공하면 오고, 실패하면 유감인 것이다.그래서 소지한 표를 얻기가 힘든 이유 중에 하나였다.소지한은 진짜 너무 핫한 슈퍼스타이기에 소지한의 안전을 위해서 한 조치였을 뿐이다.두 눈에 밝게 초롱초롱한 소녀들을 본 성연은 쫓을 목표가 있어서 좋겠다는 감탄성이 불쑥 나왔다.성연은 일부러 맨 앞에 줄을 섰다. 또 임시로 사인을 받을 표를 준비했다.드디어 두 사람의 차례가 돌아왔다. 높다란 단상에 앉아 사인을 하고 있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던 소지한은 눈앞에 성연이 보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성연이 여기에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소지한.성연이 고개를 숙이는 척하며 곁눈으로 자기 뒤의 자리를 바라보았다.“뒤에 내 짝꿍이야. 잊지 말고 내 짝궁 좀 잘 챙겨줘. 네 광팬이야.”소지한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지한은 성연의 안목을 믿었다.성연이 친구라고 하니, 주연정 역시 성품이 나쁘지 않을 터.또 자신의 광팬이라 하니 당연히 기분 좋게 도와줄 생각이다.두 번째는 바로 주연정이었다. 이미 사인을 받은 성연은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한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주연정은 소지한 앞에 다가갔을 때 기뻐서 온몸이 떨릴 것 같았다.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는데, 뜻밖에도 진짜 소지한이 보였다.주연정의 반응을 본 소지한은 웃음이 나오려 했다.성연이 친구는 아주 단순해서 마치 토끼 같았다.“사인카드.” 소지한이 부드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