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좋은 마음을 가진 게 아닌 소지연에게 고맙다고 과장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자신은 정말 그렇게 도량이 넓지 않았다.근데 소지연은 술을 핑계로 미친 척 연기했다.이런 말 저런 말들을 하면서 벌써 술을 반 병이나 마셨다.도수가 꽤 높은 술인데 말이다.성연에게 바로 대답을 듣지 못하자, 소지연은 잠시 멈칫했다가 다시 혼자 늘어놓기 시작했다.“성연 씨는 모르죠? 내가 무진 오빠와 스킨십을 할 뻔했던 거.” 그 시절을 회상하는 소지연의 눈에 그리움의 빛이 어렸다.‘맞아,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나와 무진 오빠만 있고 아무도 없던 그때로.’강무진은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고, 모든 염원이었다.강무진을 쫓아 가려고 죽을 힘을 다했다.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인가? 무진이 마음을 다른 여자에게 줘버리지 않았냐는 말이다.그러니 소지연이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분명 무진의 옆 자리는 자신의 것이었다.성연보다 무진을 안 지 더 오래되었다. 또 오랫동안 계획을 세우고 기회만 기다렸다.그런데 자신이 없는 동안에 송성연이라는 계집애가 나타나 자신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소지연의 성격은 평상시 절대 송성연 같지 않았다.그러나 강무진에게 송성연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고 나니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송성연을 강무진의 곁에서 조금씩 뽑아내야 했다.성연은 소지연이 또 무엇을 하려는 지 알 수가 없었다.그저 턱을 괴고서 무료한 표정으로 소지연을 응시하기만 한 채 입을 열지 않았다.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소지연도 그 전처럼 즐겁게 떠들었다.어차피 이 말들 역시 소지연이 일부러 성연에게 들려주려던 것이다.“18살 때, 학교에서 몇몇 애들이 나를 쫓아다니며 괴롭히고 술도 강제로 먹였어요. 당시 무진 오빠가 나를 위해 모두 쫓아내 줬죠. 그런데 그때 비가 와서 무진 오빠와 나는 나란히 건물 처마 밑에서 앉아 비를 피했어요. 무진 오빠가 코트를 벗어서 나에게 주었고요. 무진 오빠를 냉담한 사람이라고 생각지 말아요. 사실 속마음은 무척 따
성연이 보인 반응과 행동을 통해 소지연은 결국 성연이 쉽게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하찮은 인물이 아님을 알게 됐다.아니 오히려 다루기 힘든 상대였다.원래 시골 촌뜨기에 불과한 계집애라 나약하기 그지없어서 두세 마디 말이면 쉽게 무너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와 그처럼 친밀한 스킨십을 했다는 말을 듣는다면 심리적으로 견딜 수 없을 터였다.어쩌면 집에 돌아가서 강무진과 크게 다툴 수도 있었다.강무진은 억지 부리는 여자를 가장 싫어한다. 그때 두 사람이 진짜 싸우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그 빈틈을 뚫고 들어가 무진을 위로할 계획이었다. 덩달아 자신의 장점을 무진이 알게 하면서.그러나 소지연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송성연을 과소평가했다.분명히 모든 것을 자신이 계획했었다. 하나하나 빠짐없이 연결되도록 계획했지만, 송성연에 의해 실패했다. 정말 말도 안되게.어쩐지 방미정이 성연 앞에서 찌그러져 실의에 빠진 채 포기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게 이해가 갔다. 또 강무진이 직접 처리한 것도.정말 창피하기 짝이 없다.만약 자신이었다면, 그처럼 어리숙하게 일을 벌여 송성연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방미정은 겉으로는 송성연을 겨냥한 것이지만, 뒤로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강무진에게 맞서 그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 아닌가?‘그러니 그런 꼴이 된 거지.’소지연은 그들보다 훨씬 똑똑했다.방미정이 귀국하여 벌인 소동은 자신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은 강무진과 죽마고우일 뿐만 아니라 방미정도 잘 알았다.어렸을 때, 두 사람은 같은 남자에게 미쳐 있었기 때문에 소지연은 방미정을 계속 지켜보았다.본래 방미정이 강무진과 파혼하고 출국함으로써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방미정이 뜻밖에 강무진을 되찾기 위해 귀국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그러나 그래도 괜찮았다. 송성연이 자신을 대신해서 방미정을 치워 주었으니, 오히려 자신의 일을 덜게 된 셈이었다.자신은 귀국한 후에 송성연 한
소지연의 행방을 놓친 수하들은 즉시 비밀 아지트에 가서 성연에게 상황을 보고했다.자책감을 느끼는 수하의 음성이 휴대폰 저편에서 들렸다.“문주님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 그 여자를 놓쳤습니다.”“놓쳤으면 됐다. 다음에는 더 주의해.” 성연은 수하를 책망하지 않았다.“문주님, 감사합니다.” 성연에게서 책망의 말이 나오지 않자 수하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전화를 끊은 성연은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소지연, 계략이 뛰어나고 또 아주 신중한 사람이라고 속으로 감탄했다.상식적으로 평범한 회사 임원인 소지연이 유럽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강한 경계심을 가지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게다가 자신의 수하들에 대해서는 성연만큼 잘 알 수도 없었다.수하들이 나서면 당연히 쉽사리 들키지 않을 터였다.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봤을 때, 소지연이라는 사람은 절대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만약 소지연이 자신의 수하들을 따돌리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테지. 그럼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니까.‘그처럼 급하게 사람을 따돌린다? 그러니 더 의심스러워.’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소지연에게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생각했다.지난번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부터 이번 일까지.무진은 아마도 소지연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고 어떠한 태도도 표시하지 않았을 것이다.아마도 소지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성연은 머리가 좀 아팠다. 연이은 일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한 것 같았다.집에 돌아온 무진은 소파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성연을 보았다.무진이 걸어가서 성연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무진의 음성을 들은 성연이 고개를 들었다. 벗어나려 버둥거리지 않고 무진의 품에 얌전하게 있었다.잠시 말이 없던 성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무진 씨 생각에, 소지연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잠시 무진은 멍했다.“소지연은 내 친구지.
소지연은 며칠 내내 기다렸다. 마침내 적당한 시기가 되자 아주 은밀하게 미스터 제이슨을 만났다.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고급 회관이었다.강명기가 개인적 사업으로 키운 이곳은 큰 집과 강무진의 이목을 피할 수 있었다.여기서 만나면 절대 안전하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것이다.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과 만난다고 하자, 강명기가 미스터 제이슨에게 은밀히 이 장소를 제공했다.미스터 제이슨은 강명기처럼 눈치 빠른 사람을 좋아한다.통제하기 좋고,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야망도 있는 사람이라야 그를 움직일 수 있었다.만약 시일이 좀 지난다면 은성그룹은 정말 WS그룹을 앞지를 것이다. 그럼 이익을 얻는 이는 미스터 제이슨뿐이다.미스터 제이슨이 강무진과 손을 잡지 않은 까닭은 강무진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을 누를 정도로.그리고 그가 제기한 요구와 뒤로 돈을 버는 은밀한 거래를 강무진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게다가, 미스터 제이슨 생각에 강무진 혼자서는 마음대로 수 없어 보였다.강무진의 뒤에는 아주 융통성 없는 안금여 회장이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제안에 동의할 리가 없었다.미스터 제이슨 또한 자신의 가족들과 상의해서 내린 결론이었다.모두들 강명기와 손을 잡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중론을 모았다.소지연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미스터 제이슨은 이미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최근 이 나라의 다도를 즐기게 되며 차를 우리는 법까지 조금 배운 그는 소지연에게 자신이 직접 우린 차를 따라 주었다.소지연은 차 한 모금을 입에 살짝 머금었다. 은은한 차 향이 입속으로 스며들며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미스터 제이슨, 과연 천재다우시군요. 뭐든지 빨리 배우시네요.”“과찬이십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을 뿐이에요.” 미스터 제이슨이 겸손하게 웃었다.소지연은 차를 마시며 주변 인테리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시선을 들어 한 바퀴 둘러본 후에 소지연이 말했다.“못
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의 요구가 너무 간단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냥 여자아이일 뿐 아냐? 떼어내는 건 식은 죽 먹기지.’이건 아무런 조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렇게 간단하다고요? 다른 부분 보수는 예전에 약속한 대로?”소지연이 냉소하며 말했다.“네, 천 억 주세요.”소지연 생각에 송성연은 절대 대처하기 쉬운 연적이 아니었다.자신은 공개적으로 송성연에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무진이 자신을 미워하면 안되니까.‘하지만 미스터 제이슨이 손을 쓴다면 달라지지.’외부 사람들의 수단은 방미정이 전에 썼던 것 같은 소꿉놀이와는 다르다.MS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만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모두 진짜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었다.이번에는 송성연도 절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이런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강무진은 쉽게 자신을 의심하지 못할 터.결국 무진이 보기에, 자신은 ‘충심’이 가득한 직원이 틀림없었다!무진은 아마 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그에게 줄곧 남다른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미스터 제이슨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그러죠, 그럼 미스 소, 우리의 협력이 유쾌하기를 바랍니다.”그가 일어서서 손을 내밀었다.소지연도 일어서서 살짝 손끝만 내밀어 미스터 제이슨과 악수를 했다.“서로 윈윈하는 협력이 되기를 바랍니다.”만약 송성연이 무진의 곁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소지연은 절대 미스터 제이슨과 합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손이 더럽혀지는 걸 원하지는 않으니까.그녀 혼자 힘으로는 이 일을 성공시킬 수 없었다.이런 때에 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지연 또한 집에서 많은 고민을 한 뒤에 승낙했다.다시 자리에 앉은 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에게 농담을 던졌다.“미스 소, 내가 보기에 강씨 집안의 다른 두 사람도 걸출한 인재들이에요. 그들도 미스 소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던데, 왜 고려하지 않습니까?”눈썹을 찌푸린 소지연은 미스
성연은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갈 생각이라고 무진에게 말했다.그러자 무진이 성연을 불러 말했다. “잠깐만, 너랑 같이 갈 경호원 몇 명을 붙여 줄게.”그러더니 무진은 성연의 옷차림을 살피더니 앞섶의 주름이 진 부분을 펴주었다.성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됐어요, 그냥 편하게 몇 개 사러 가는 것뿐이에요. 금방 돌아올 거예요.”성연은 쇼핑하러 갈 때 경호원이 따라다니는 게 너무 싫었다.마치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아서.그런 행위가 성연은 몹시 싫었다.“지금 미스터 제이슨이 아직 북성에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마음이 안 놓여. 경호원들이 너를 따라가게 해. 모두 네 말 잘 들을 거야. 절대 방해하지도 않을 거고. 내가 안심할 수 있게 해 줘.” 무진은 다소 애원하는 듯한 의논조로 성연에게 말했다.무진은 정말 성연이 염려스러웠다.지금 저들은 자신에게 손을 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대는 것까지 피하기는 어려웠다.할머니 안금여 회장이든 고모 강운경의 곁이든 무진은 모두 경호원을 보내 보호하게 했다.지금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대상이 성연이다.무진이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이런 말투를 쓴 적이 있었나?성연은 무진이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그런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래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요.”어차피 경호원 몇 명이면, 자신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무진의 권유로 성연은 경호원과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는 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마침 교외로 나갔다가 시내로 향하던 참이었다.차체가 갑자기 흔들리자, 성연의 경계심이 즉각 발동했다.“왜 그래요?” 성연이 앞에서 운전하는 경호원에게 물었다.마음속으로 몰래 생각했다.‘설마 재수없는 것은 아니겠지? 외출하자마자 누군에게 찔려 죽는다든지?’경호원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작은 사모님, 누가 우리 차를 들이받은 것 같습니다. 내려가 보겠습니다.”성연은 이건 너무 작위적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무진의 당부를 떠올리니
특수 훈련을 받은 경호원이 빠르게 반응하며 잽싸게 성연을 밀어냈다.상대편 차량 기사의 단검이 경호원의 팔을 찔렀다.선혈이 곧바로 경호원의 팔을 붉게 물들였다.성연이 경솔하게 믿었던 사람이 남을 해칠 나쁜 마음을 가졌을 줄이야.재빨리 정신을 차린 성연이 기사가 경호원과 몸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서 침을 꺼내 기사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얼른 기사의 다리에 침을 찔러 넣었다.성연이 방금 찌른 혈은 마비 효과가 있었다.찌르자마자 기사의 오른쪽 다리는 순간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이어 아예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기사는 자신의 지금 이 상태로는 이 두 사람을 이길 수 없을 게 틀림없음을 아는 듯했다.성연에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기사.기사는 이를 악문 채 마비된 오른쪽 다리를 질질 끌며 방법을 찾아 신속하게 현장을 빠져나갔다.절뚝거리는 기사의 뒷모습과 조금 전 칼을 휘두르던 기사의 솜씨를 보면 전문킬러임이 분명했다.도대체 누가 전문킬러를 보내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걸까?그것도 이렇게 위장을 한 채로.조직의 원한 관계는 더더욱 불가능했다.임무를 수행할 때, 아무도 자신의 본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또한 자신의 정체는 더더욱 몰랐다.그래서 조직의 원한 관계일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배제했다.달아나는 기사를 본 경호원이 쫓아와 초조하게 물었다.“작은 사모님, 괜찮으십니까?”무진은 자신을 지킬 경호원을 파견했다. 만약 성연에게 어떠한 불상사라도 생긴다면 자신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난 괜찮아요. 손에 상처가 났어요.” 성연이 경호원의 팔을 바라보았다.그의 팔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렸다. 경호원의 팔을 찌른 힘을 보니 기사가 자신의 목숨을 노린 게 분명했다.‘도대체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이처럼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걸까?’‘이런 잔인한 수단을 쓰다니.’그 순간 정말 한동안 반응을 할 수가 없었다. 경호원이 자신을 대신해서 막지 않았더라면 그 칼은 자신의 심장에 꽂혔을 것이다.죽지 않는다 해도
성연은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있던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처음에는 강명재 일당의 짓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둘째, 셋째 일가 외에도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소지연.결론적으로, 그들 중 누구이든 이번 일은 분명 둘 중 하나의 소행이다.‘소지연은 무진을 좋아해. 무진 씨가 매사 날 위하는 것을 본 후, 하루빨리 날 없애고 싶어하는 것도 무리가 아냐.’이 일을 계획한 게 소지연임을 생각했을 때, 그녀의 계획 대로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유난히 조심성이 많은 성연은 누가 자신을 미행하더라도 모두 알아차릴 수 있었다.생각할수록 이 일은 소지연이 사람을 고용해서 벌인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찌 되었든 둘째, 셋째 일가 쪽은 지금 은성그룹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서 자신을 해칠 생각까지는 없을 것이다.‘누구이든 간에 이 일의 배후를 반드시 잡아야 해!’자신을 상대로 어느 누구도 이런 짓을 벌이고 달아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오랜 시간 받았던 훈련이 헛수고인 거지.’휴대폰을 손에 든 성연이 서한기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다.“나한테 지금 보다 더 많은 인원을 보내. 이번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할 거야.”성연은 자신을 미끼로 해서 저쪽에서 다시 움직이도록 끌어들일 생각이었다.성연의 말을 들은 서한기가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얼굴이 굳었다. [도대체 누구입니까? 감히 이처럼 대담하게 보스를 건드리는 짓을 벌인 놈들이!]성연이 어깨를 으쓱했다.“누가 알겠어? 하지만 내가 알고 싶은 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봐야지.”성연은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둘째, 셋째 일가 그리고 소지연이 얼마나 많은 계략을 세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덤벼봐, 모두 상대해 줄 테니.’‘세상에서 내 명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어.’자신에게 또 다른 신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자신의 다른 신분이 드러난다면, 둘째, 셋째 일가 심지어 소지연까지 자신에게 잘 보여야 할 판이다.“보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