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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진심으로 잘해주는 사람

목석 같은 무진에게는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았다.

그럼 강운경 쪽은 더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슬슬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강운경 쪽에서 자신이 먼저 자리를 비우겠다고 한다.

회사는 현재 난장판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회사의 주축이었던 안금여가 쓰러졌으니 회사 주주들뿐 아니라 직원들도 불안하고 초조해 할 것이다.

누군가는 현장을 수습하고 주주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했다.

안금여가 쓰러졌으니 지금 회사를 지킬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무진은 아직 최대한 노출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강씨 집안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자신은 반드시 버텨내야 했다.

두 숙부가 어머니의 병세를 폭로하며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을 낸 지금, 회사 주주들도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싶어할 게 분명했다.

비록 지금 자기들 편에 선 주주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표면적인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운경이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촉촉해진 눈가를 훔쳤다.

“무진아, 여기서 할머니를 잘 보살펴 드려. 난 먼저 가 볼게. 회사 내에 우리 가족이 없어선 안 돼. 고생해라.”

비록 출가외인이라고 하지만 그녀 역시 선대회장의 딸이었다.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와 생사 고난을 같이한 원로들이기에 분명 어느 정도는 봐줄 것이다.

“고모, 제일 힘든 건 고모이지요. 전 아무 도움도 안 돼는 걸요…….”

무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불빛 아래 선 그에게서 외로움과 연약함이 묻어났다.

밖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그의 실력이 형편없는 게 아니었지만,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그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그의 다리 그리고 할머니 안금여의 병세…….

무진의 모습을 본 운경은 마음이 아팠다. 요 몇 년 동안 억울한 일을 많이도 당한 무진이었다. 게다가 무거운 짐까지 지고 있으니.

운경이 무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다독였다.

“네가 무사한 게 할머니께 가장 큰 효도야. 무진아,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무진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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