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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무조건적인 용인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본분입니다. 그런데 수업 지식이 학생보다 못하다면, 교사로서 자격 미달이 아닙니까?”

강무진이 위엄 서린 표정으로 이윤하 쪽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벌겋게 달아올랐던 이윤하의 얼굴이 금세 또 하얗게 질렸다. 입술을 파르르 떨던 이윤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강무진에게 손가락을 세우며 말까지 더듬었다.

“당신…… 당신 어떻게 그런 말을? 교편 생활만 십여 년인 내가 이런 모욕을 용납할 것 같아요? 정말 돈 밖에 없는 졸부 집 아이 아니라 할까, 진짜 수준 떨어져서!”

시골에서 온 성연이 당연히 아무런 배경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집안은 분명 돈으로 애를 학교에 들여보낸 졸부야!’

‘돈이 있으면 뭐 해. 교양이 하나도 없잖아.’

‘시골뜨기는 시골뜨기인 거야. 식견도 없는.’

교단에서 인재를 양성한지 십여 년 동안 자신이 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자부하였다. 명문대학에 진학시킨 자신의 제자만 못해도 수 백명이었다.

송성연에게 후원자가 없는 이상, 굳이 조심할 필요도 없었다.

이윤하는 즉시 큰 소리로 요구했다.

“이처럼 형편없는 학생을, 나는 더 이상 가르칠 수가 없습니다. 즉시 전학을 가든지, 아니면 반을 옮기세요!”

말을 끝낸 이윤하는 책상 위의 전화기를 들고 교장실에 연결했다. 그리고 수업 중에 있었던 송성연의 일과 그 보호자의 태도에 대해 과장해서 일렀다.

같은 시각.

이윤하가 송성연을 호되게 혼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송아연은 교실에 앉아 있었다.

‘화가 나 씩씩거리던 이윤하의 모습으로 봐서는 송성연,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을 걸?’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만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송성연, 송성연, 이번엔 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두고 보자…….’

아연의 뒷자리에 있던 여자 급우가 의자를 옮겨 옆에 앉았다.

“에이, 나는 왜 네가 송성연과 아는 것만 같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으나 아무런 내색없이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모른다면서 왜 나서서 지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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