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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가게 안의 둥근 의자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앉아 팔찌를 하나하나 껴보고 있었다.

임하나도 그녀를 보았다.

“민예지다!”

윤이서는 소리 없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당시 윤씨네 집안이 무너진 것은 바로 민씨네 일가 때문이었다.

윤씨 집안이 무너진 후, 민가는 새로운 4대 가문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다른 몇몇 가족과 달리, 민씨네 집안은 뭐 큰 저력도 없었고 일 처리하는 방식도 무척이나 무식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늘 질책을 받곤 했다.

특히 윤이서가 귀국하고 나서.

미래의 하씨 집안 사모님으로,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귀족의 예의 같은 것을 교육 받았다.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는 그녀의 모습엔 항상 우아함이 풍겼다.

그러나 민씨네 자녀들은 달랐다.

그들은 SNS에서 자주 망신을 당하곤 했다.

민호일이 가장 중시하는 딸인 민예지조차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두 집안은 다시 라이벌이 되었다.

민예지는 그런 윤이서를 눈엣가시로 여겼다.

“우리 가자.”

임하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고, 이렇게 기분 좋은 날,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윤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몸을 돌리려 했지만 안에서 비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왕 온 김에 들어와, 아니면 너가 바라던 하씨 집안 사모님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아니까 들어올 용기가 없는 거야?”

민예지의 목소리였다.

윤이서는 웃으며 민예지를 바라보았다.

“쓰레기와 함께 있고 싶지 않을 뿐이야.”

“누가 쓰레기라는 거야!”

민예지는 책상을 박차고 일어섰고 어렵게 유지하고 있던 예의 바른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윤이서는 입술을 오므렸다.

“민가네의 멋대로 생각하는 능력은 여전히 대단하군.”

민예지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갑자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너도 지금이야 이렇게 기세등등 하지. 하은철이 혼약을 파기하면 누가 너를 감싸는지 두고 보자.”

민예지는 이 말이 윤이서의 아픈 곳을 찌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윤이서가 미련할 정도로 하은철을 사랑하고 있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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