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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하은철은 정말 알고 싶었다. 대체 어떤 여자이길래 줄곧 감정에 무관심했던 둘째 큰아버지가 첫눈에 반해 직접 결혼까지 할 수 있었는지.

하지환은 침묵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은철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둘째 작은아버지, 혹시 작은어머니가 너무 예뻐서 집안에 숨기고 우리가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건가요?”

하지환은 부인하지 않았다.

하은철은 순간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내가 맞혔군요! 안 돼요, 둘째 작은아버지, 이렇게 말하니 더 궁금하잖아요. 가능한 한 빨리 나에게 둘째 작은어머니 만나게 해줘요!”

하지환은 고개를 들어 하은철이 흥분하고 기대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곧 볼 수 있을 거야.”

……

HS 그룹을 떠난 윤이서는 쉬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주소록을 뒤져 사람을 찾았다.

100억은 상류사회에 있어서 단지 몇 끼의 밥값일 수 있지만, 그들이 그녀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설득하는건 하늘에 별 따기였다.

특히 하은철은 이미 투자를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니 그녀가 돈을 빌리러 가면 하씨 집안과 윤씨 집안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더욱 더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윤이서는 갑자기 너무 지쳤다.

만약 윤씨네 집안이 진작에 하씨네 집안에서 벗어났다면, 이 지경이 됐을까.

진정으로 그녀를 아프게 한 것은 부모님의 태도였다.

윤씨 집안을 다시 4대 가문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그들은 그녀의 생사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윤이서는 눈을 깜박거리다 눈을 감았다.

때때로 그녀는 예전에 그들이 자신에게 잘 해준 것도 단지 그녀가 미래의 하씨 집안 사모님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윤이서가 눈물을 닦으면 닦을수록 눈물의 양이 많아졌다.

결국 그녀는 아예 닦지않은 채 멍하니 앉아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그냥 흐르도록 내버려뒀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이서는 황급히 일어나 세수를 하고 문을 열었다.

문밖에 서 있는 하지환을 보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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