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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윤이서는 하지환을 밀어내며 고개를 들어 그를 등지고 서 있었다.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지 마요.”

그녀는…… 이 차가운 세상에 대한 미련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

하지환은 실눈을 뜨고 윤이서의 어깨를 잡았다.

“당신 오늘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오늘의 윤이서는 매우 이상했다.

윤이서는 고개를 한쪽으로 치우쳐 눈가에 닿은 눈물을 억지로 거두고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는 이혼할 거잖아요. 나는 이혼할 때 너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그녀가 하은철과 결혼을 발표할 날이 바로 하지환과 이혼한 날일 것이다.

그때가 되면 하지환은 그 립스틱의 주인을 찾아갈 수 있고, 그녀도 걱정 없이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었다.

결국 이 세상에서 아무도 그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은 답답했다.

그리고 눈빛은 뚫어져라 윤이서를 쳐다보며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

이상언도 이쪽에 주의를 돌리며 걸어왔다.

“두 사람은 여기서 무슨 얘기를 하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지환은 그를 차갑게 흘겨보더니 성큼성큼 별장을 떠났다.

이상언은 멍해졌다.

왜 이래?

왜 그에게 화를 내는 거지?

윤이서는 억지로 웃었다.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말을 끝내고 그녀는 뒷문으로 갔다.

이상언은 이 상황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먼저 하지환을 찾아갔다.

문을 나서자 그는 하지환이 뒷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고, 아득한 연기는 깊고 선명한 이목구비를 몽롱하게 만들었다.

이상언이 다가와서 물었다.

“싸웠어?”

“아니.”

하지환은 목소리가 답답했다.

‘이야, 불쾌하다는 것을 아예 드러내고 있는데 싸우지 않았다니.’

“너 해서는 안 될 말한 거 아니냐, 내가 너에게 말하는데, 여자는 달래야 해. 달래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환은 실눈을 뜨고 이상언을 흘겨보았다.

“왜 달래야 하는 거지?”

이상언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너 참 잘났다!”

‘앞으로 이서 씨 쫓아다닐 때도 이렇게 잘났으면 좋겠네...’

하지환은 초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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