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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그렇게 그녀는 편하게 마지막 나날을 보내고 싶었다.

임하나는 윤이서가 이상한 것을 예민하게 알아차렸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물론이지. 네가 얼마 동안 살고 싶든 상관없어. 가자.”

두 사람이 차에 올라탔다.

임하나는 아주 천천히 운전을 했고 수시로 고개를 돌려 윤이서를 바라보았다.

윤이서는 마치 깨진 도자기 인형처럼 공허한 눈빛으로 창밖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임하나는 마음이 아팠다.

“이서야, 너희 아버지가 그렇게 급하게 너를 찾은 이유가 대체 뭐야?”

윤이서는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웃었다.

“하은철과 결혼하래.”

임하나는 어이가 없었다.

“왜 기어코 너를 그 쓰레기와 결혼하게 하는 거지?”

“그들은 하 씨 집안에 의지하여 윤 씨 집안을 되살리고 싶어하기 때문이지.”

윤이서는 마치 다른 사람의 일인 것처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이렇게 되니 임하나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너는 동의하지 않았지?”

“동의했어.”

임하나는 바로 차를 멈추었다.

“야, 너 미쳤어?”

윤이서는 웃었다.

“동의하지 않으면? 그들이 내 앞에서 농약을 마시는 거 지켜보라고?”

임하나는 핸들을 세게 두드렸다.

“그들이 자살로 너를 협박했니? 세상에, 이게 무슨 부모야? 나 지금 네가 그들의 친딸이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이 다 든다?!”

윤이서는 힘없이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나니 이상하게도 그녀는 조금도 괴로워하지 않았다.

“하나야, 화내지 마. 이것이 바로 내 운명이야. 어릴 때부터 지금 때까지 가족들이 나에게 줄곧 말한 것은 바로 내가 하은철과 결혼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거야. 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경했지. 그것도 나쁘진 않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겨울날 호수처럼 차가웠다.

임하나는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넌 하은철과 결혼하기만 하면 신장을 윤수정한데 주어야 하잖아. 제기랄,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군. 상간녀 주제야 네 앞에서 행패를 부려도 그만이지만 또 네 신장을 가져가다니. 정말 너무 화가 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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