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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이서가 자리를 떠나자, 다른 사람들도 서서히 흩어졌다.

배미희 역시 더 이상 고스톱을 치고 싶지 않았기에, 하이먼 스웨이를 끌고 문밖의 넓은 잔디밭에 가서 햇볕을 쬐었다.

“태양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이맘때의 태양은 더 따스하죠.”

배미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태양을 올려다보았다.

잠시 후, 그녀가 고개를 돌려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

하이먼 스웨이가 묵묵히 배미희를 바라보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배미희가 말을 이어 나갔다.

“이서는 말이에요, 줄곧 나에게 따뜻한 태양과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어요. 그 아이는 모든 사람에게 따스함을 건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죠.”

“맞아요.”

하이먼 스웨이 역시 눈을 가늘게 뜨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

“나는 한동안 이서가 제 딸이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아쉽게도 우리의 인연은 깊어질 수 없었지만요.”

배미희가 벤치에서 몸을 돌려 앉았다. 좌우를 살핀 그녀가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스웨이 여사, 우리 두 사람, 친구 맞죠?”

배미희의 눈빛에 비친 진지함을 알아차린 하이먼 스웨이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럼요.”

‘내가 배 여사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 전부 하 서방 덕분이야.’

애초에 지환은 하이먼 스웨이와 함께 책의 판권에 서명했으며, 영화 발표회 때도 그녀의 홍보를 도왔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M국에 온 하이먼 스웨이가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던 지환이 특별히 그녀에게 배미희를 소개해 준 것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하이먼 스웨이와 배미희는 친구가 되었다.

“그래요, 스웨이 여사가 나를 친구로 생각한다니까 솔직히 말할게요.”

배미희는 우정을 걸고 말을 이어 나갔다.

“스웨이 여사도 오늘 봤겠지만, 가은 씨가 이서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가은 씨를 다시 마주할 수 있었던 건,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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