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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잠시 후, 두 사람이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문에 살짝 기대어 앉은 하나가 말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아주 서툰 것 같네요.”

하나의 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상언이 그녀의 어깨에 기대어 앉았다.

“얼마나 있다가 갈 생각이에요?”

하나가 서서히 원래의 호흡을 되찾았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하나가 불쑥 물었다.

“이서는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을 만나러 갔다던데...”

“그리고, 형부랑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한쪽으로 고개를 돌린 상언이 하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을 마주한 하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했다.

“왜... 왜 그렇게 쳐다봐요?”

“이서 씨가 어떻게 지냈는지만 궁금하고,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는 궁금하지 않은 거예요?”

온화하고 부드러운 상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원망도 서려 있지 않았으나, 하나는 왠지 모를 죄책감이 밀려오는 듯했다.

“그... 그동안 잘 지냈어요?”

상언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온화하고 따스했으나, 눈동자에서는 능글맞음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아니요.”

하나가 물었다.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매일 하나 씨를 그리워하면서도 하나 씨를 볼 수 없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었겠어요.”

“...”

몸을 일으킨 하나가 한참이나 상언을 내려다보았다.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좀 자세히 말해주면 안 되는 거예요?”

상언은 늘 폭발 직전의 하나를 가라앉히곤 했다.

“알겠어요.”

몸을 일으킨 상언이 정색하며 말했다.

“...”

상언이 서재에서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하나에게 털어놓을 때, 지환은 부서진 CCTV를 노려보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환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조수, 조백이었다.

조백은 이천의 수하였다. 이천은 H국에 남는 것을 선택했기에, 지환은 조백을 고용하여 자신의 임시 비서으로 삼은 것이었다.

조백의 능력은 상당했으며, 확실히 이천의 업무를 대신할 만했다.

하지만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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