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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소지안은 다급히 엄진우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진우 씨,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에요. 누군가 뒤에서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그런데 무턱대고 이 일을 끌어안는다면 우리에게 똥물이 튀는 건 시간문제예요.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다고요.”

보안 팀장도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굽히고 말했다.

“엄 대표님, 저런 가난뱅이들을 두려워할 것 없어요. 우리 보안팀에는 직원이 스무 명도 넘으니 몽둥이 하나로도 저놈들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엄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말은 필요 없어요. 저 사람들의 임금은 내가 반드시 받아줄 거예요. 왜냐면... 우리 아버지도 예전에 노동직에 종사하셨어요.”

여기까지 말한 엄진우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당시 엄비왕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했으며 때로는 일주일에 단 한 번 집에 돌아왔다.

노동자들은 자기 힘으로 돈을 벌어 가족들을 부양하지만 여전히 일부 악덕 사장에게 사기를 당하고 있다.

그들에겐 하소연할 길이 없었다.

아무리 관련 부서에 신고해도 그저 ‘악의적인 임금 요구’로 판정될 뿐이다.

그들은 그저 자기가 마땅히 받아야 할 돈만 원할 뿐 누구를 해치자는 생각이 없었다.

이 일이 음모일지 몰라도 이 노동자들에게는 죄가 없다.

부지런히 일한 그들은 응당 이에 따른 보수를 받아야 한다.

엄진우의 단호한 약속에 노동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때, 리더가 또 입을 열었다.

“전에 당신 본사 대표도 그렇게 말했지만 얼마 안 가 꽁무니를 내빼더군! 그런데 우리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엄진우는 정색해서 말했다.

“여러 기자님들, 그리고 비담 컴퍼니의 직원들! 만약 제가 말한 대로 하지 않는다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영원히 창해시 상업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겠습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런 독한 맹세를 한다고? 그러다 실패하면 영영 실직하게 될 텐데?

소지안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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