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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

그 말에 현장은 순간 조용해졌다.

예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젠 예우림도 엄진우를 다스릴 수 없다고?

예흥찬은 화가 나서 콧수염을 날리며 말했다.

“무엄하다! 아주 무엄해!”

예흥찬은 안색이 푸르딩딩해져서 으르렁거렸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사과까지 했는데 끝까지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엄진우는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빈정거렸다.

“맞아요. 꼭 이렇게 나와야겠어요. 그러니 마음대로 생각하시던가. 아무튼 예씨 가문은 반드시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할 거예요. 어르신과 예정명이 함께 하면 되겠네요.”

“엄진우!”

예우림의 예쁜 얼굴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예전 같으면 한발 물러났을 법도 한데 오늘은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예우림, 더는 이 일에 나서지 마.”

엄진우가 말했다.

“비록 당신의 어린 시절은 행복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금의옥식 하며 살았잖아. 게다가 해외에서 유학 생활까지 했으니 당신은 노동자들의 고생을 알 수 없어.

만약 당신에게도 노동직을 했던 아버지가 있었더라면, 오직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매일 같이 먼지투성이가 되어 열 손가락이 다 닳도록 피를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봤더라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어?”

엄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시비를 논하는 게 아니야. 우리 아버지도 노동직을 하셔서 난 잘 알아. 바로 이런 파렴치한 인간들 때문에 노동자들의 가정이 파탄 나는 거야.”

막다른 길이 아니었다면 누가 돈 때문에 자존심을 팔아가며 시위까지 벌인단 말인가?

그는 오늘 회사 대표로 여길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단지 정의를 찾기 위해 온 것이다.

그 말에 예우림은 충격을 받고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녀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미안해, 엄진우. 내가 생각이 짧았어...”

엄진우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노동자들의 노고를 절대 알지 못한다.

하여 관성적인 사고에서 출발하여 쉽게 해결할 방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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