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4화

“좋아.”

고청하는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기가 계산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친구들을 통해 천도준의 사정을 전해들었다. 그래서 그가 번 돈을 전부 오남미에게 주거나 어머니 치료비에 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까지 월셋방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동정하며 그의 자존심을 꺾고 싶지도 않았다.

남자의 자존심은 가끔 그의 목숨보다 더 소중했다.

차가 출발하고 고청하는 전방을 주시하며 그에게 물었다.

“참, 아줌마는 좀 어때?”

“괜찮아. 그럭저럭 회복하고 있어.”

천도준이 말했다.

고청하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네 상황에 대해서는 친구들 통해서 들었어. 내가 도와줄게. 아니, 널 돕겠다는 게 아니라 아줌마가 안타까워서 그래.”

“내가 해결했어. 엄마는 수술 받고 회복 중이야. 곧 퇴원하실 거야.”

천도준이 말했다.

“진짜? 너무 잘됐다!”

고청하는 진심으로 환하게 웃었다.

“천도준, 너 정말 대단해. 그거 알아? 사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너 언젠가는 크게 될 놈이라는 걸 알았어. 넌 학교 때 내 우상이었거든.”

“아부하지 마. 학교 다닐 때처럼 너 대신 논문 써줄 수도 없어.”

천도준이 딱 잘라 말했다.

고청하가 해사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럼 내일 아줌마 보러 가도 돼?”

천도준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되지. 내일 저녁에 나 퇴근하고 나랑 같이 가자.”

차는 어느새 리빙턴 호텔에 도착했다.

천도준은 짐을 들고 카운터로 가서 방을 등록했다.

그리고 고청하를 방까지 데려다 준 후에 회사로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온 고청하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다 알고 있어. 남미가 너희 엄마 치료비까지 다 빼돌려서 이혼한 거. 누구라도 그런 일이 생겼으면 용서할 수 없었을 거야.”

오남미가 천도준과 이혼한 후, 그의 부모님들은 이 일을 방방곳곳에 알리고 다녔다.

그들이 결혼한 뒤로 오남미의 가족들은 천도준에게 묘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고청하는 줄곧 이 결혼에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