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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포기해줘서 고마워

서준은 애써 감정을 억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화제를 돌렸다.

“이 한복 좋은 거야.”

하연은 서준이 한복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걸 눈치채고 되물었다.

“이 한복에 관심 있어?”

하지만 서준은 아무런 설명도 덧붙이지 않은 채 가볍게 대답했다.

“좋은 건 모두가 좋아하는 거 아니겠어?”

왠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말이었지만 하연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포기해줘서 고마워.”

이윽고 말을 마친 뒤 경매장을 떠나려 했다.

서준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멀어지는 하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런데, 다음 순간.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설아가 뻔뻔스럽게 다가와 말을 꺼냈다.

“한 대표님, 혹시 6억만 빌려줄 수 있나요?”

서준은 고개를 돌려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보는 설아를 바라보더니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내가 누구한테 돈 빌려주는 습관이 없는지라.”

명백한 거절에 설아는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결국 20이라는 거금을 내지 못한 설아는 경비원에게 쫓겨났다.

한편, 경매장을 나선 서준은 기분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아 운전석에 앉아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댔다. 그렇게 담배꽁초가 쌓여감에 따라 차 안도 점점 담배 연기와 냄새로 가득 찼다.

바닥에 널린 담배꽁초를 한참 바라보던 서준은 끝내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동후에게 전화했다.

“최하연이 DS그룹에서 책임진 프로젝트 뭐가 있는지 모두 알아 와. 최근에 뭘 하고 있는지까지.”

“네, 대표님.”

동후는 서준의 명에 감히 토를 달지 못했다.

그때 서준이 말을 보탰다.

“한 시간 내로 알아 와.”

그 말을 마친 서준은 전화를 끊고 시동을 걸더니 곧장 경매장 주위를 벗어났다.

역시나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동후는 1시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하연이 최근 책임진 모든 프로젝트를 알아내서 서준의 핸드폰으로 전송했다.

최근의 프로젝트와 일부 F국의 프로젝트를 확인하던 서준은 문뜩 나운석이라는 세 글자에 시선을 멈추었다.

서준은 솔직히 운석이 DS그룹에서 이렇게 잘 지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중요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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