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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이현이 지유에게 200억이 담긴 카드를 줬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승아는 다 조사해 봤다.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현이 지유를 별로 챙기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현의 비서로 7년이나 있었는데 이현은 여전히 지유를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만약 이현이 정말 지유를 좋아하는 거라면 결혼한 사실을 숨기지 않고 떳떳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공개했겠지.

승아는 지유가 이현 몰래 스폰서를 찾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믿더라도 이현이 돈을 줬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내 조카가 조카며느리한테 돈 좀 쓰는 게 어때서? 다른 설명이 필요한가? 승아 씨가 갖지 못한다고 다른 사람도 갖지 못하는 건 아닌데 말이죠?”

순간 두 사람의 대화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비녀로 머리를 얹은 여희영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걸어오고 있었다. 거의 오십이 되는 나이었지만 몸매는 여전히 잘 관리되어 있었고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작은 고모님.”

여희영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던 지유가 웃으며 불렀다.

여희영이 웃으며 말했다.

“옷 좀 사러 나왔다가 너를 만날 줄은 몰랐네.”

여희영은 이현의 하나뿐인 고모였다.

할아버지가 제일 아끼는 막내딸이었다.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여희영은 여씨 본가에서 지내지 않고 여행 다니기 좋아했다.

만나려면 정말 인연이 닿아야만 했다.

저번에 본 건 작년이었다.

그것도 스치며 한번 만났다.

“언제 들어오셨어요? 소식 못 들었는데.”

지유는 여진숙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고모인 여희영과는 잘 맞았다.

여희영의 사상이 오픈 마인드라 젊은이들과 비슷했다.

하여 지유는 그를 선배가 아니라 친구로 대했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어. 이게 인연 아니겠어?”

여희영도 열정적으로 지유에게 인사를 건넸다.

승아는 이런 곳에서 여희영을 만날 줄은 몰랐다.

여희영은 이현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승아도 여진숙보다 여희영과 더 잘 지내고 싶었다. 여씨 집안 사람들과 잘 지내야 여씨 집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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