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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시간이 흐르면서 이현은 점점 성숙해졌고 차분해졌다.

이현은 지유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자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왜 그렇게 봐? 무슨 생각해?”

턱을 괴고 있던 지유가 이현에게 들키자 얼른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까 분명 몰래 훔쳐봤잖아.”

지유가 오히려 반박했다.

“이현 씨도 나 안 봤으면 내가 보고 있는지 몰랐을 거 아니에요.”

“그래, 나도 너 훔쳐보긴 했어.”

이현이 바로 인정했다.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행동을 살폈던 건 사실이다.

이현의 말에 지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심장이 요동치고 있는 건 확실했다.

이현은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썰더니 그녀 앞에 놓아주었다.

“자, 먹어.”

이현이 그녀를 살뜰하게 챙기자 그녀의 마음도 순간 따듯해졌다.

이현이 한 걸음만 다가와도 지유는 이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유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까 이현 씨 보면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요?”

이현이 와인을 홀짝거리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생각 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행운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생활에서도 일에서도 크게 고생한 적이 없거든요.”

지유가 웃으며 말했다.

“집안이 잘사는 건 아니었지만 부모님은 내가 고생하는 게 싫어서 대학까지 쭉 뒷바라지 해주셨죠. 그러다 이현 씨를 만났고 쭉 잘 풀렸죠. 이현 씨가 우리 아버지 빚도 갚아줬고 당신이랑 결혼까지 했죠. 이겨내지 못할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죽을 뻔한 고비가 있긴 했지만 무사히 넘겼고요. 나는 사실 충분히 행운스러워요. 많은 사람에 비하면 정말 행운스럽죠.”

그래서 지유도 늘 만족했다.

이현은 지유의 말을 열심히 들어줬다. 그녀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된지라 그녀의 집안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을 뻔했다고? 전에 나한테 말한 적 없었던 거 같은데?”

이현이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지유는 이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한번 심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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