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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아직도 우석을 많이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이튿날.

지유가 잠에서 깨보니 이현은 어느새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그는 잠에서 깬 지유를 보고 이렇게 당부했다.

“바나나 바나나 우유는 침대맡에 뒀어. 일어나면 마셔.”

지유가 침대장을 힐끔 쳐다보더니 물었다.

“어디 가요?”

잠에서 깨면 바로 집에 가자던 이현의 말이 떠올랐다.

“일이 좀 있어.”

이현이 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사가 집에 바래다줄 거야.”

지유는 침대 가에 앉은 채 이현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현은 어느새 옷을 다 갈아입었다. 지유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그는 침대맡에 놓인 바나나 우유를 가져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따듯할 때 마셔.”

지유는 이를 건네받더니 입술을 오므렸다.

“전에 바나나 우유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너만 좋아하면 돼.”

지유는 이런 말이 이현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몹시 의아했다.

그때 이현은 바나나 우유를 보기만 해도 미간을 찌푸렸다. 도우미가 말해줘서야 지유는 이현이 달짝지근하고 느끼한 걸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지유는 한 번도 바나나 우유를 마신 적이 없었다.

한 모금 쪽 빨아보니 역시나 익숙한 맛이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전에 학교를 다닐 때 시험 전에 긴장을 달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꼭 바나나 우유를 한잔씩 마셨고 그러면 기분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이현이 싫어한다는 말에 바나나 우유를 끊었다.

“맛있어?”

이현이 물었다.

지유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이현은 지유가 웃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으면 도우미 아줌마한테 집에도 좀 준비해 놓으라고 할게.”

“진짜예요?”

지유는 이런 이현이 너무 의외였다. 사실 그녀는 쉽게 만족하는 여자였다. 바나나 우유 하나면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현이 이런 변화를 불러왔다는게 신기했다.

“내가 언제 약속 안 지킨 적 있어?”

이현은 손을 빼더니 지유가 산 코트로 손을 뻗었다.

마침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졌고 그가 입은 슈트와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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