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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졸업하고 나서 일에 열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도 생겼다.

부모님은 지유가 귀찮아할까 봐 거의 전화를 하지 않았고 지유도 다른 일로 바쁘다 보니 부모님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집에 가니 아버지 온경준이 문을 열었다. 안경을 낀 온경준은 손에 신문을 들고 있었다. 지유를 보자 무뚝뚝한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내 딸 왔어? 들어와.”

지유가 안으로 들어가자 온경준이 슬리퍼를 꺼내주었다.

“네가 집에 와서 밥 먹는다니까 엄마가 맛있는 거 만들고 있어. 오늘 너 먹을 복 터졌어.”

“정말요? 엄마가 만든 갈비찜 먹고 싶었는데.”

지유가 온경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아빠가 직접 낚은 활어회도 먹고 싶어요.”

온경준이 웃으며 말했다.

“어이구, 먹고 싶은 건 많아서.”

지유가 외투를 벗으며 소매를 걷더니 이렇게 말했다.

“주방 가서 엄마 좀 도와드려야겠어요...”

“됐어. 그럴 필요 없어.”

온경준이 지유를 말리려고 했다. 하지만 주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정미리 옆에 큰 키를 가진 누군가가 같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비싼 슈트를 벗어둔 채 정미리 옆에 서서 싸구려 야채를 씻고 있었다.

지유가 온 걸 알고 이현이 고개를 돌리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

“왔어?”

“딸 왔어?”

소리를 들은 정미리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정미리는 손을 앞치마에 닦으며 말했다.

“아이고, 우리 딸, 엄마 좀 봐봐. 말랐나 보게.”

정미리는 밖으로 걸어 나오며 지유의 손을 잡고 한 바퀴 빙 돌렸다.

“마르진 않았네. 이현이가 잘 보살펴줘서 그런가?”

지유는 이현을 힐끔 쳐다보며 의외라는 듯 물었다.

“엄마, 그이가 왜 여기 있어요?”

정미리가 말했다.

“딸, 네가 이현이한테 들러보라고 한 거 아니야? 이현이 효자야. 너보다 빨리 도착해서 요리도 도와주고. 사업하는 사람이 주방에 들어오는 걸 꺼려하지 않다니, 너는 복이 많은 아이야.”

정미리의 얼굴에 웃음이 만개했다. 딸 지유만 행복하다면 정미리는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현은 야채를 다 씻고 나서 이렇게 대꾸했다.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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