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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술을 먹고 알레르기가 돋아 몸이 간지러웠지만 이현이 옆에서 보살핀 덕에 몸에 상처가 나지는 않았다.

그녀와 이현 사이에 사랑이 없다고 해도, 그녀가 여씨 집안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가끔은 그의 연민을 받을 수 있었다.

지유는 손을 뺐다. 입안이 씁쓸했지만 그래도 이현에게 맞춰주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천천히 좋아질 거예요. 알레르기 약을 먹는다 해도 효과가 백 퍼센트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 처리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요. 고모님 말 신경 쓰지 말고 가요. 간다고 해도 고모님한테는 뭐라 말하지 않을 테니까.”

문을 열러 갔지만 바깥에서 단단히 잠겨 안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자자. 내일 아침이면 문 열어줄 거야. 그때 집에 가면 되지.”

이현은 여희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오늘 여기서 나간다는 건 불가능했다.

지유도 별수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래요.”

이현은 외투를 벗고 셔츠만 입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

“배고파?”

지유는 오늘 아침만 먹은 상태였다. 여희영과 있을 때도 거의 커피만 몇 모금 마셨다.

“조금요.”

이현이 옆에 놓인 전화기를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했다.

“여이현, 잔머리 그만 굴려. 넌 오늘 호텔에서 절대 나갈 수 없어.”

여희영은 이미 계획을 마친 상태였다.

오늘 그 누구도 그들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빨리 손주를 볼 수 있다.

누가 감히 방해를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거기엔 이현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

이현이 이렇게 말했다.

“고모, 지유가 배고프대요. 먹을 것 좀 올려줘요.”

여희영은 그제야 말투가 열정적으로 변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 지유가 배고프대? 그럼 바로 올려줘야지. 잠깐만 기다려.”

여희영은 이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현은 말을 붙일 새도 없이 뚝 끊긴 전화에 고개를 젓더니 지유를 돌아보며 장난쳤다.

“가끔 고모는 도대체 누구 고모인지 헷갈리게 만든다니까. 나보다 너한테 더 잘해줘. 전화 받자마자 일단 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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