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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승아는 거기 멈춰 선 채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고모님, 혹시 다른 일 있어요?”

여희영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옷 사러 온 것 같은데, 그 옷 본인이 입을 거 아니죠?”

노승아의 얼굴이 굳었다.

“네, 선물하려고 산 거예요.”

여희영은 다 알고 있었지만 톡 까놓고 얘기하기는 싫어 앞으로 팔짱을 끼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노승아 씨, 공인으로서 어떤 일은 해도 되고, 어떤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아야죠. 어떤 일은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노씨 집안 체면을 생각해서 눈감아주는 거지 내가 동의한 건 아니에요. 뭐든 다 까밝혀지고 나서 후회하지 말라는 말이죠. 나는 여진숙이 아니니까 허튼수작 부릴 생각 마요.”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던 승아는 여희영의 말에 눈시울이 빨개지더니 주먹을 꼭 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고모님.”

여희영은 그런 승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코웃음을 쳤다.

승아는 모욕받았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이 풀렸고 매니저의 부축을 받으며 매장을 나섰다.

“지유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뭐 좀 마시자.”

여희영이 웃으며 말했다.

“좋죠. 옆에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기로 가요.”

둘은 카페로 향했다.

여희영은 여씨 본가에서 지내진 않았지만 늘 이현과 지유를 걱정했다.

“현이랑 결혼한지도 3년이 되어가는데 아이 가질 생각 없어?”

지유가 멈칫하더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여희영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지유야, 나는 슬하에 아이가 없잖니. 현이가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나는 너희들이 빨리 손주 안겨줬으면 싶은데. 내 친구 중에 나보다 나이가 어린 애들도 벌써 손주 있더라.”

지유는 커피만 홀짝거렸다.

이현은 여희영과 사이가 좋았고 친모인 여진숙보다 고모 여희영을 더 잘 따랐다.

여씨 집안은 사실 관계가 조금 복잡했다.

이현도 어릴 때 여씨 집안에서 자란 게 아니었다.

이현이 여씨 집안으로 오게 된 것도 여희영 덕분이었다.

여진숙은 이현을 별로 상관하지 않았고 그에게 오히려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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