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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이현 씨가 입은 오트 쿠튀르 옷이 좀 많아요?”

지유가 무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산 옷을 입으면 그만이죠. 근데 승아 씨는 누구 옷을 고르러 온 거예요?”

승아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시선이 마주치자 두 사람은 서로 물러서려 하지 않았고 곧 불꽃이라도 튀어 오를 것 같았다.

승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제 남자 친구한테 전 세계에 딱 10벌 있는 오트 쿠튀르 사주러 왔죠. 한번 보여줄까요?”

승아의 말투는 어딘가 묘하게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승아는 이현에게 명품 코트를 사주려고 하는데 지유는 매장에서 흔히 보는 옷들을 고르고 있었다.

남자한테 옷을 골라주는 일로만 봐도 둘은 차원이 달랐다.

매장 직원은 한정판 코트가 담긴 박스를 들고나왔다. 포장만 봐도 돈이 많이 깨졌을 것 같았다.

시유가 이를 힐끔 보더니 비아냥거렸다.

“드레스 하나도 다른 사람 돈으로 사면서 이번엔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승아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남자 친구가 날 위해 지갑을 여는 게 부러웠나 보죠?”

“부러운 건 아니고.”

지유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 돈이 그렇게 떳떳한 돈은 아닌 것 같아서, 소문이라도 나면 승아 씨 명예가 실추될까 봐 그러는 거죠.”

승아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지유가 무슨 말 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아직 지유는 이현과 부부 사이였기에 이현이 승아에게 쓴 돈에 지유의 지분도 있었다.

지유가 다시 회수하고 싶다면 방법은 많았다.

그러면 승아의 명예가 실추될 수밖에 없다.

유명한 가수가 유부남을 꼬셨다는 소식이라도 나면 그대로 연예 생활은 끝이 난다.

이런 스캔들을 터트리지 않고 참은 것도 다 지유가 마음이 착해서였다.

“그걸로 협박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승아도 더는 지유를 상대하기 싫어 차갑게 말했다.

“지유 씨는 오빠랑 이혼하면 한 푼도 못 받을 거예요. 애초에 오빠랑 결혼한 것도 여씨 집안 돈 보고 결혼한 거잖아요. 지유 씨는 그저 비서일 뿐이에요. 손에 든 그 옷을 사려고 해도 몇 개월 치 월급은 써버려야 되는 거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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