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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이를 들은 이현의 얼굴이 구겨졌다.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다.

이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지유가 울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창가에 선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가 공기 속에서 점차 차가워졌다.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나서야 이현은 방에서 나갔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튿날.

지유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침대에서 일어나 지유는 머리가 천근만근이라 꼭 감싸 안았다.

지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한 잔 따라 마시며 술을 깨려 했다.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 보니 눈이 많이 부어있었다. 어제 분명 얌전하게 자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젯밤 이현이 자신을 데리고 온 건 기억이 났다. 하지만 침대 옆자리는 건드린 흔적이 없었다. 이현이 옆에서 자지는 않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현이 꽤 오래 자신을 보살폈던 건 기억이 났다.

그렇게 따듯하게 챙겨준 건 처음이었다.

지유는 무슨 상황인지 정리가 잘되지 않았다. 어제 이현이 왜 마침 그곳에 나타난 건지, 그리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준 건지 말이다.

성질을 부렸던 것 같은데 이현은 화내지 않았을뿐더러 다독여주기까지 했다.

다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도우미가 아침 준비를 마친 뒤였다.

이현도 내려와서 같이 먹을 줄 알았는데 없었다.

“이현 씨 어디 갔어요?”

도우미가 대답했다.

“대표님, 아침 일찍 나가셨습니다.”

오늘은 주말이었다.

지유가 핸드폰을 꺼내 이현과의 카톡을 열었다.

[어제는 고마웠어요...]

지유는 문자를 썼다가 지웠다.

[어제 또 밤새 신세를 졌네요...]

지유는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지만 끝내 보내지 못했다.

너무 오글거리는 문자라 차마 보낼 수 없었다.

그것보다 더 두려운 건 이현이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젯밤 보여줬던 부드러운 모습도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다른 생각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밥을 먹은 지유는 집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제일 큰 쇼핑몰로 향했다.

날씨가 쌀쌀해졌으니 두꺼운 옷을 좀 사야 했다.

이현에게 코트를 하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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