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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현이 그쪽으로 다가갔다. 지유가 긁은 자리는 이미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얼른 더 긁으려는 지유의 팔목을 잡았다.

“긁지 마.”

지유는 불편한지 계속 툴툴거렸다.

“간지러워.”

이현이 미간을 찌푸리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알코올 알레르기 있으면서 왜 그렇게 술을 마셔?”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뜬 지유가 이현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여기 어디예요?”

“집이야.”

이현은 지유의 신발과 다소 걸리적거리는 옷을 벗겨주고는 이불을 덮어줬다.

지유는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동창회에서 술을 조금 마신 뒤로 트러블이 좀 있었던 것 같았다.

관건적인 순간에 이현이 나타났다.

“이현 씨가 나 데리고 온 거예요?”

지유가 물었다.

이현은 욕실로 가서 뜨거운 물을 받아오더니 수건을 적셔 지유의 팔을 꼼꼼하게 닦아줬다.

빨개진 팔은 두드러기가 돋아나 있었고 마구 긁은 흔적이 보였다.

“내가 아니면 누군데. 다음부터 술 마시기만 해봐 아주.”

이현은 지유가 술을 먹는 게 싫었다.

알코올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술을 먹으면 위험해지기 십상이다.

지유는 직접 자신의 얼굴과 몸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이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렇게 뼛속까지 부드러운 이현은 처음이었다.

표정이 살짝 변한 지유가 물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챙겨주는 거예요?”

이현이 지유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아니면 어떻게 자? 나는 주정뱅이랑 자기 싫어.”

말이 끝나기 바쁘게 몸도 다 닦았다.

하지만 지유는 아직도 몸이 간지러웠다.

약간 불편했다.

누워 있으니 머리도 아프고 몸도 허약해진 것 같았다.

지유는 다시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현은 물을 한 잔 가져오더니 손에 든 알약 두 개를 지유의 입가로 가져갔다.

“약 먹자.”

지유가 눈을 뜨더니 말했다.

“이거 무슨 약이에요?”

“알레르기 낫게 하는 약. 먹으면 좀 편해질 거야.”

이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착하지. 얼른 먹어.”

이현은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 이렇게 말했다.

지유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이현이었다. 전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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