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2화

지유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이현이 차갑지도 따듯하지도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현은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요즘 행사 준비에 열을 올리긴 했지만 해야 될 일은 회사에서 마쳤기에 집에 와서까지 일에 몰두할 필요는 없었다.

이현은 고개를 들어 지유를 힐끔 보더니 물었다.

“무슨 일이야?”

“내일 여진그룹에서 하는 행사, 나도 가려고요.”

이 말에 구미가 당긴 이현은 시선을 지유에게로 돌렸다.

“이런 행사 참석하기 싫어했잖아.”

지유가 이런 행사를 싫어하는 건 맞았다. 너무 눈에 튀기도 했고 시끌벅적한 걸 싫어해서였다.

전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부터는 필요할 것 같았다.

지유가 웃으며 말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변할 때도 있잖아요.”

“그래.”

이현이 대답했다.

“드레스 준비하라고 할게.”

“괜찮아요. 이미 골랐어요.”

지유는 이현을 힐끔 쳐다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당신 카드 긁었어요.”

이 말을 뒤로 지유는 서재에서 나갔다.

이현은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 하지만 자기 카드를 긁었다는 말에 이현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여진그룹 자선 행사에는 많은 손님이 몰렸다.

밴이 하나둘씩 현장에 도착했다.

지유는 아직 드레스룸에서 화장하고 있었고 안에는 다른 연예인도 함께였다.

여성 손님들에게 꾸밀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단독으로 드레스룸을 만든 게 참 스윗했다.

지희를 기다리던 지유는 승아와 마주쳤다. 생얼이었고 차림새가 매우 소박했다. 옆엔 일고여덟 명의 매니저를 대동하고 걸어왔다. 보아하니 승아도 오늘 여기서 화장하려는 듯 보였다.

승아는 지유의 옷차림을 확인했다. 까만 슈트에 머리를 얹은 모습이 평소에 비서로 일하던 모습과 같았다. 이에 승아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은 다 예쁘게 단장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요? 설마 오늘 행사 참석 안 하는 거예요? 아니면 오빠가 초대 안 한 건가? 그냥 여기서 스태프로 있으래요?”

“노승아 씨, 저는 괜찮으니 신경 좀 꺼주실래요?”

지유가 차갑게 쏘아붙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