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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드레스룸 전체가 들릴 정도였다.

장다희가 웃으며 손에 든 레몬수를 마셨다. 지금 들리는 그 결과에 매우 흡족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승아와의 접점은 별로 없었지만 요새 그녀의 스케줄을 뺏는다는 소식이 들려서 기억은 하고 있었다.

정글 같은 연예계에서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트 쿠튀르를 입고 싶어 그녀 앞에 끼어든 건 너무 심했다. 막무가내로 끼어들었는데도 결국 입지 못했으니 그녀는 뭔가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이윤은 지금 안에 같이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수선을 마친다 해도 승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욕을 바가지로 먹을 테니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저희도 할 만큼 했어요…”

“할 만큼 하긴 뭘 해요? 다른 건 멀쩡하던데 우리 승아 언니 것만 이따위로 만들었잖아요. 일부러 그런 거죠?”

“오해에요.”

싸우는 소리에 승아가 걸어 나오더니 활짝 웃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싸워?”

예진이 말했다.

“언니, 드레스 아직 완성 전이래요. 조금 있다 입어야 되는데 어떡해요. 밖에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이 드레스를 입지 못하면 비웃음을 받을 게 뻔한데. 그걸 어떻게 두고 봐요.”

승아는 예진과 이윤을 번갈아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난 또 무슨 일이라고. 예진아, 점장님 난감하게 하지 마. 백업으로 가져온 드레스 입으면 되지. 모양새가 우스워지면 우리만 손해 보는 것도 아니잖아. 화낼 거 없어.”

이윤을 직접적으로 탓하진 않았지만 말뜻을 캐보면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이를 이윤이 모를 리가 없었다.

승아의 체면을 세워주지 못하면 이현에게 밉보이게 되는 거겠지.

지희가 이렇게 말했다.

“지유야, 저것들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여기가 집이라도 되는 줄 아나?”

승아는 연기에 능한 사람이었다. 순진무구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뒤에서는 누구보다 음흉했다.

이윤은 지금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지유는 이윤이 밤새 수선해 완성한 드레스를 보며 지희에게 물었다.

“너 점장님한테 큰소리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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